과테말라와 멕시코 정부가 과거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범죄행위에 대해 잇따라 사과했다.
알바로 콜롬 과테말라 대통령은 1982년 북부 작은 마을인 도스 에레스에서 벌어진 군인들에 의한 민간인 학살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했다고 16일(현지시간) 과테말라 일간지인 '프렌사 리브레' 등이 보도했다.
콜롬 대통령은 전날 정부 문화궁전에서 있었던 공식 행사에서 "정의로 가는 길은 무척이나 멀었다"며 "국가라는 이름 속에 당신의 대통령이자 군 최고통수권자인 나는 희생자와 가족에게 공식 사죄한다"고 밝혔다.
1982년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 임시 군부는 도스 에레스 마을에 특수부대를 보내 주민 200명 이상을 무참히 살해했으며 과테말라 법원은 19년 후인 올해 8월에야 당시 학살에 참여했던 군인 4명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당시 군인들은 도스 에레스 마을 주민들이 좌익 게릴라를 지원하는 것으로 의심해 사흘 간의 심문 끝에 부녀자와 어린이, 노인 등을 살육했다.
하지만 학살을 직접 지시한 인물들은 아직까지도 법의 심판대에 오르지 않아 정부의 사죄가 말과 시늉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사에 참석했던 '도스 에레스' 학살 생존자 중 한명은 "학살을 명령했던 이들은 아무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며 "학살을 수행한 이들보다 지시를 내린 사람의 죄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정의를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날 멕시코 정부도 과거 군인들에 의해 자행된 성폭행 범죄를 사과했다.
알레한드로 포이레 멕시코 내무장관은 2002년 군 성폭행 피해여성인 로센도 칸투 가족을 초청한 자리에서 범죄 피해에 공식 사죄했다.
포이레 장관은 "국가는 로센도 칸투를 보호하지도 않았고, 정의를 찾아주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오늘 멕시코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며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한다"며 로센도 칸투의 오랜 상처를 위로했다.
원주민 출신인 로센도 칸투는 2002년 빨래를 하다 군인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당국에 신고할 경우 죽이겠다는 살해협박까지 받았다.
하지만 로센도 칸투는 7년 뒤 국제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미주기구(OAS) 산하 인권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법원은 멕시코 정부가 스페인어와 로센도 칸투 부족이 쓰는 원주민어로 사과하라고 명령하는 판결을 내렸다.
로센도 칸투는 "포이레 장관은 정확히 말했다. 오랫동안 사과를 기다려왔고, 마침내 사과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의 발언을 환영한다"며 늦게 나마 찾아온 정부 차원의 사과를 반겼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