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현역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진행중인 야권 통합작업과 맞물려 '호남 물갈이'로 대표되는 대대적 인적 쇄신론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장세환(전주 완산을) 의원은 14일 "야권통합의 불쏘시개가 되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초선의 장 의원은 "앞으로 통합 과정에서 관계자 모두는 자신만의 영달을 위한 사심과 기득권을 버려야 한다. 저 장세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선당후사 정신, 새 인물의 과감한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지난 12일 정장선(경기도 평택을)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다.
장 의원은 호남 지역구 중 첫 불출마 선언이어서 통합의 완결과 당의 쇄신을 위한 호남 물갈이론을 촉발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남 의원 중 중진인 정세균 최고위원과 김효석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이 승부처라고 판단,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19대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대대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텃밭인 호남에서 자기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비호남권 인사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한 초선 의원은 "호남의 3선 이상 의원을 철저하게 바꾸고 이것이 공천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수도권 중진의원의 불출마와 호남 중진의원의 비호남권 출마 얘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반대파 사이에선 FTA 무효화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고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세비를 받지 말고 국민과 광장에 함께 있기 위해 사퇴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의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하고 있는 마당에 민주당도 제살을 깎아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우려감이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 내에 여권 분열과 국정실패의 반사이익을 생각하며 안주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런 자세로는 통합은 물론 정권교체도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 중심의 야권통합이 일단락된다고 하더라도 향후 통합진보당과의 통합 내지 연대를 위한 추가 협상이 남아 있다는 점도 변수다.
통합진보당은 당면 목표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 확보를 위해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호남과 수도권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호남 의원들의 불만도 쌓여가고 있다. 특정지역 물갈이론을 거론하는 일 자체가 역차별이라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에서 호남처럼 인재가 많은 곳도 없다"며 "단지 정권교체를 이유로 경쟁력이 없는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 상식에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적쇄신론은 통합정당이 출범한 내년초부터 본격적으로 점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은 야권 통합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봉합해 통합정당을 출범시키는 작업이 시급한데다 공천권을 행사할 새 지도부가 구성돼야 공천의 기준과 원칙, 방법에 대한 논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