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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1억 기부' 얼굴없는 천사 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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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은 차갑고 사는 게 팍팍해도 이런 일이 인간세계를 따뜻하고 뿌듯하게 만듭니다. 구세군 냄비에 또 얼굴없는 천사가 등장했습니다.

이혜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일요일, 해질녁.

서울 명동에 설치된 구세군 냄비.

회색 양복을 단정하게 입은 60대 초반의 노신사가 걸어왔습니다.

신사는 좋은 일에 써달라며 얇은 흰 봉투를 냄비 안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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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신사는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봉투 안에 얼마를 넣었는지 밝히지 않고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자선냄비 속 봉투를 열어본 구세군 직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1억 1천만 원짜리 수표 한 장이었습니다.

83년 한국 구세군 역사상 거리 모금으론 최고액입니다.

거동이 불편하고 소외된 어른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자필 편지도 들어 있었습니다.

[문형기/구세군사관학교 학생 : 많으면 몇백, 정말 많으면 몇천 그 정도 생각했는데 봉투를 봤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죠.]

익명의 거액 기부는 지난 1928년 자선냄비가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2005년 경기도 일산에선 현금 3천만 원이 든 봉투가 나왔고, 같은 해 삼성동 코엑스에선 60대 할머니가 100만 원짜리 수표 10장을 넣었습니다.

지난해에도 서울의 한 후원자가 수표 4,500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익명 기부자의 신원을 알아보려면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구세군은 이들의 숭고한 뜻을 존중해 굳이 찾지 않고 있습니다.

각박한 세상, 얼굴없는 천사들의 따뜻한 마음이 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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