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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면 뭐하나" 채솟값 폭락에 농민들 '한숨'

지난해 폭등세와 정반대 상황에 산지폐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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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김장철을 맞았으나 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와 무 등의 채솟값이 폭락해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전국 각 지자체와 농협 등에 따르면 배춧값이 폭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인건비도 채 나오지 않아 출하를 포기하고 산지폐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농협과 지자체들은 소비촉진 운동을 벌이는 등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출하해도 남는 것 없어" 산지폐기 속출 = 최근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는 농가와 계약재배한 배추밭 61만7천㎡ 가운데 20.9%인 12만 9천㎡에서 키운 배추를 산지에서 폐기했다.

작업비 등을 고려할 때 포기당 가격이 802원 이상 돼야 하지만 이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됨에 따라 산지 폐기를 하게 됐다는 게 농협의 설명이다.

농민 김흥중(65ㆍ춘천시 서면 신매리)씨는 "최소한 1포기에 1천원 가량은 되어야 하는데 현재 가격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온종일 땡볕에서 정성스레 키운 배추를 출하를 앞두고 갈아엎는 심정은 오죽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충남 홍성군에서도 농협과 계약재배가 이뤄진 배추밭을 중심으로 갈아엎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산지 배춧값은 포기당 400원 가량으로 작년의 800원대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일명 '밭뙤기'라고 불리는 포전거래는 가격 하락에 따라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홍성군에서 현재까지 갈아엎은 배추는 은하면 일대를 중심으로 모두 37㏊의 3천540t에 달한다.

은하면 장청리의 배봉수(48)씨는 "수확한 물량 가운데 일부는 농협에 포기당 450원에 넘기고, 나머지 물량은 400원에 넘겼다"며 "배추 재배 경비가 포기당 250~300원이어서 남는 것이 거의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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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가 한숨으로..재배면적 증가에 풍작까지 겹쳐 = 올해 전남지역 김장배추 면적은 3천605㏊로 작년보다 1천53㏊나 늘었다.

전남도는 지난해 가격 상승으로 인한 농민들의 기대심리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심리는 가격폭락에 대한 우려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배추(상품) 1포기 도매가격은 900원대 이하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4천100원과 평년가격 1천854원보다도 낮아졌다.

그나마 전국 재배면적의 92%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지역 겨울배추의 경우 재배면적이 지난해 4천319㏊에서 3천597㏊로 16.7% 감소한 점은 다행이라고 전남도는 보고 있다.

경남의 대표적인 배추 산지 중에 한 곳인 경남 창녕군의 농가들도 지난해보다 턱없이 내려간 배춧값 탓에 울상이다.

창녕군 도천면 송진리의 경우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배 이상으로 늘었고 올해 날씨가 좋아 대풍작을 이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이맘때 배추 한 포기의 산지가격은 700원선이었으나 최근에는 90원 정도로 폭락했다.

도매상마저 찾지 않아 마을 곳곳의 밭에는 배추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차귀현(56) 이장은 "정부는 근본 대책없이 배춧값이 오를 때는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중국산을 수입하더니 값이 떨어지니까 부랴부랴 '폐기처분신청'을 받는다"라며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아 밭을 갈아엎을 판"이라고 토로했다.

◇ 대책 마련에 안간힘 써도 역부족 = 전남도는 중앙정부에 농협을 통한 계약물량 확대를 건의하고 소비촉진 강화, 김치 원산지 표시 집중단속, 배추 등 농산물 저온 유통시설 지원확대 등을 요청했다.

또 배춧값 안정을 위해서는 소비 증대가 시급하다고 보고 김치 가공업체의 배추, 무 매입자금과 저장시설 임대자금을 농어촌진흥기금에서 무이자로 융자 지원을 추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김장 채소 가격이 좋았던 영향으로 가을 배추 재배면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수확기 수급불안이 확산되고 있다"며 "농가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다각적인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는 3년전인 2008년 가격 폭락으로 배추밭을 갈아엎었던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연말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서산시는 올해 김장용 가을무, 가을 배추, 양파, 대파 및 쪽파 등 10개 품종의 농산물을 품목당 990㎡ 이상 재배하고, 시와 최저생산비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농가 278곳에 농가당 1품목 1기작을 기준으로 산지폐기를 확인한 뒤 최저생산비를 지급한다.

지역 농협들도 배추 수급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치공장을 직접 운영하는 아산시 선장농협은 올해 450t을 사들이기로 하고 지난 8월 농가들과 ㎏당 270원에 계약했으나 최근 배춧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600t을 ㎏당 240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선장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가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추가 매입을 결정했다"며 "농협과 계약재배를 하지 않은 농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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