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일은 대학입시를 위한 수능시험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특유의 언론보도 경향 중의 하나인 수능보도가 올해에도 여지없이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학생들의 고사장 입실, 허둥되는 늦은 학생들의 초조함, 후배들의 응원, 부모들의 기도 등 여전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SBS의 천편일률적인 수능보도에 대해 비판이 제기됩니다.
우리나라의 수능시험은 연례적으로 벌어지는 주요사안입니다. 학력을 중요시 하는 우리사회에서는 매년 11월에 전개되는 연례적 행사입니다. 그리고 수능에 대한 언론들의 보도는 거의 유사한 경향을 보입니다.
'입시한파'라는 말이 하나의 관용어로 자리잡았듯이, 입시에 즈음한 날씨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합니다. 입시전부터는 입시관련의 정보들을 상세하게 전합니다. 입시 당일에는 고사장 앞의 풍경, 다양한 차량지원, 입시시간에 임박한 학생들의 뜀박질, 오토바이에 실려 숨가쁘게 다다른 모습, 부모의 기도 등이 제시됩니다. 시험이 끝난 이후는 시험의 난이도와 성적분포 및 성적에 따른 입학전략들을 전합니다.
SBS 역시 이번 수능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SBS 8시뉴스는 6일 '전국의 비 수능추위없다' 표제기사로 수능을 다루기 시작합니다.
7일 '올 수능 이렇게 다르다' 표제기사, 8일 '합격 떡 위생은 불합격' '입시의 추억' 표제 기사, 9일 '내일 수능시험 69만명 응시' 표제기사, 10일 '동점자 경쟁 치열 전망' '뜨거운 응원 간절한 기도' 표제기사, 11일 '과목별 3-10점 상승' 표제기사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SBS보도의 아쉬운 점으로는, 첫째, 기사의 표제들에서 보듯이 기존의 수능보도의 경향을 그대로 답습한 점입니다. 구태의연한 관행에 대한 비판적 성찰없이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수능을 일종의 흥미성 이벤트로 인식하는 점입니다. 수능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수능을 둘러싼 주변적인 사항들을 흥미본위로 구성하여 제시합니다. 시험을 앞두고 전개되는 각종 마케팅에 대한 관심, 고사장 앞의 후배들의 응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것들이 과연 뉴스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가게 됩니다.
셋째, 수능을 보지 못하는 많은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입니다. 수능에 대한 높은 관심은 여러 가지 사연으로 수능을 보지 못하는 많은 젊은이들을 우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은 학력중심의 문화를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학력중심의 경향을 비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수능에 대해 집착하는 모순적이거나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능에 대한 보도경향은 일종의 변화없는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수능의 중요성이 변하였고,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SBS의 수능보도경향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대학중심의 학력주의를 타파하고자 하는 사회분위기에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수능보도경향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난 주 우리사회가 수능입시에 빠져있을 때, 사회 일각에서는 우울하고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올해 초 급성폐질환으로 급작스럽게 임산부와 영유아들이 사망하였고, 그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로 추정되었는데, 이런 연계성이 보건당국에 의해 사실로 밝혀진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다루는 SBS의 보도방식에 많은 문제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일부 임산부들과 영유아들이 급작스럽게 폐질환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하여 사회를 놀라게 했습니다.
더욱이 그 원인이 우리 주변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습기를 정화하고자 하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어 더욱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11일에 보건당국에서 이들 살균제의 특정 성분들에 의해 폐가 섬유화되게 되어 사망에 이른다는 점을 밝혀냈고, 그에 따라 6가지 살균제들을 수거하는 명령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는 충격에 빠지게 되었고, 사망한 임산부와 영유아들의 가족들은 오열했으며, 정부 당국에 분노를 표했습니다.
SBS 역시 이 사안에 대해 주목하였습니다.
SBS의 8시뉴스는 4일 '가습기 살균제 폐손상 확인' 표제의 기사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성분 못밝혀 불안 여전' 표제의 기사로는 살균제의 특정 성분을 밝히지 못하여 불안하다는 점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나서 11일 '6개 가습기 살균제 수거명령' 표제의 기사에서 보건당국이 살균제의 특정 성분을 밝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6개의 가습기살균제들을 수거하는 명령을 내렸으며, '방치 시인 분노' 표제의 기사에서 이들 살균제의 위험을 방치한 보건당국에 항의하는 유족들의 오열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런데 SBS보도의 문제점으로는, 첫째, 이 사안이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소수의 수량으로 보도하고 있는 점입니다.
가습기는 우리 생활 주변에 항상 놓여있고, 가습기 살균제의 활용은 일상적이라는 점에서 볼 때, 이 사안은 아주 중요하게 취급했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임산부와 영유아를 사망으로 이르게 한 살균제의 특정 성분들에 대해 이미 3년전에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SBS를 위시한 우리 언론들은 이에 주목하지 않은 점입니다.
물론 보건당국과 질병관리본부가 이에 대해 가장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이를 국민들에게 적절하게 알리지 못하고 경구하지 못한 언론 역시 그 막중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셋째,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싸고 있는 보건당국, 질병관리본부, 제약회사, 가습기 제조자 등의 비정상적인 구조적 연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전무한 점입니다.
이번 사안은 이들 기관들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로 인해 발생한 가능성이 높은데 이데 대한 전문적이고 탐사적인 성찰이 부족했습니다.
이는 언론에게 부과된 환경감시기능을 소홀히 한 것입니다. 이번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임산부와 영유아의 사망은 아주 민감한 사안입니다.
특히 항상 사용하는 가습기의 살균제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을 당황하게 하고 불안에 빠지게 합니다. 이럴수록, 언론은 신속하게 대응책들을 제시해야 하며, 국민들을 불안해서 해소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언론에게 부과된 환경감시기능의 수행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