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은 뒤, 스타벅스에 들려서 커피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최근엔 스타벅스보다 훨씬 가격이 싼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겨서 스타벅스는 가끔씩 가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주는 상징성은 아직까지도 여전한 듯 합니다.
오늘은 스타벅스와 관련해 들어온 외신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세계 최대의 커피 체인업체인 스타벅스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주스(Juice)' 사업에 도전하고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음..스타벅스가 주스를 만들어 판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되십니까?
외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유기농 주스 생산업체인 '에볼루션 후레쉬(Evolution Fresh)'를 3천만 달러, 우리 돈 3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는 스타벅스가 기존 커피 사업에서 건강음료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앞으로 고급 주스 사업분야에 16억 달러, 우리 돈 1조 8천억 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건강(health and wellness)' 관련 산업 규모가 50억 달러 규모라고 하니, 스타벅스가 주스로 대표되는 건강음료에 눈독을 들이고 투자를 시작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스타벅스는 회사 로고를 새로 바꾸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한 번 비교해 보시죠. 왼쪽이 과거 스타벅스 로고이고, 오른쪽이 새 로고입니다.
<과거 스타벅스 로고> <새 스타벅스 로고>
사진에서 비교해보시면 아시겠습니다만, 새 로고에서는 과거 로고에 있던 '스타벅스 커피' 표기가 빠졌습니다. 대신 로고 가운데에 있는 '사이렌'이라는 요정 얼굴이 훨씬 커졌습니다. 참고로 사이렌은 여자의 모습을 하고 바다에 살면서 아름다운 노래 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해 위험에 빠뜨렸다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요정입니다. 얼마 전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가수 박정현씨를 '사이렌'으로 묘사한 글을 신문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샜습니다. 아무튼 스타벅스가 지난 1월, 로고를 새로 바꾸면서 기존 로고에서 '커피'라는 표기를 빼버렸는데, 이는 커피 업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업 분야를 커피 이외의 다른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예고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사가 4년 전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뺀 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한 사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애플이 전통적인 컴퓨터 회사에서 첨단 정보기술 업체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것과 같은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 과거 펩시 콜라가 '트로피카나(Tropicana)'라는 음료 회사와 '퀘이커 오츠(Quaker Oats)'라는 시리얼 회사를 인수하면서 식품.음료 회사로 거듭 난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스타벅스는 당장 내년 중반쯤에 스타벅스 매장과 별개로 주스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체인점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체인점의 이름이나 숫자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일단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을 고려해볼 때 건강 음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이 때문에 가장 긴장하는 업체가 '잠바 주스(Jamba Juice)'라는 주스 전문업체라고 합니다. 잠바 주스는 얼마 전 우리나라에도 1호점을 낸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전문 주스 체인업체입니다.
<스타벅스와 잠바주스 매장이 나란히 있는 모습>
스타벅스는 지금도 자신들의 매장에서 과일 주스 음료를 팔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주스 음료는 펩시사가 만든 음료들을 가져다가 팔고 수수료를 챙겨온 것인데, 앞으로는 1차적으로 자신들의 매장에서 펩시사가 만든 주스 음료를 팔지 않고, 이번에 인수한 에볼루션 후레쉬가 만든 주스음료를 팔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주스 사업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기존의 커피 사업 규모가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하면 미국에서는 으레 "어디에서 볼 수 있는 흔한(ubiquitous) 카페'로 불릴 정도로 매장 수가 많습니다. 제 경험 상으로도 미국의 웬만한 도시를 가면, 심한 곳은 거의 1-2백미터에 한 개꼴로 스타벅스 커피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돕니다. 그동안 스타벅스 경영진이 양적 성장에 치중해 온 결과인데, 문제는 새로 문을 연 스타벅스 커피점들이 기존 스타벅스 커피점들과 경쟁하면서 기존 커피점들의 매출을 심각하게 잠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심야 방송 토크쇼에서 도처에 깔린 스타벅스 커피점들을 풍자한 개그가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여기에 지난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로 스타벅스 역시 타격을 받으면서, 기존의 커피 사업에 벗어나 새로운 사업을 찾을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의 사업 확대와 관련해, 시장 전문가들은 "스타벅스가 커피가 아닌, 신규 분야 진출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려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는 크게 우려할 바가 못된다면서 새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였습니다. 슐츠가 자신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
첫 째는 새로 판매하게 될 제품을 다른 판매점에서 팔기 전에, 기존의 스타벅스 체인 매장에서 먼저 판매하면서 미리 소비자들의 반응을 테스트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다른 식품업체들이 전통적인 제품 마케팅과 소비자 인지도 향상을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과 달리 스타벅스는 기존의 커피 체인점들을 통해 별다른 돈을 들이지 않고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전세계에서 일주일에 6천만명 정도의 고객들이 스타벅스 매장을 찾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광고효과는 미국의 3대 메이저 방송사(ABC,CBS,NBC)에 나오는 일주일 분량의 TV 광고와 맞먹는다는 말입니다.
새로 시장에 나올 '스타벅스 주스'가 '스타벅스 커피'처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숩니다.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주스'로 상징되는 건강음료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스타벅스는 단순히 '커피'만을 파는 업체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스타벅스 주스'를 주제로 취재파일을 쓴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한국 매장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1999년, 불과 11년여만에 스타벅스의
한국내 점포 수는 340여개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이같은 양정 성장은 물론이고, 스타벅스가 우리 사회에 미친 문화적, 산업적 파급 효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돕니다. 그런 점에서 새로 등장할 '스타벅스 주스'가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특히 기존의 커피 전문점 중심의 '테이크 아웃(Take Out)' 문화에 어떤 변화가 생길 지 주목해봐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