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이어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5g)당 1799.20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 9월21일 이후 약 7주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9일에는 1천780달러 후반에 거래되면서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천800달러선을 위협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 가격은 유럽지역 국가들의 부채문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국제 시장의 불안감이 극대화됐던 지난 9월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하향안정화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의 정치·경제적 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짐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지는 상황을 타고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큰 이탈리아가 유로존 위기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 가격의 반등에 힘입어 국내 금 가격도 들썩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9일 순금 1돈(3.75g) 시세는 25만3천원으로 지난 10월4일 이후 한달여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으나 그 수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소 엇갈렸다.
대신증권 이승호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금 가격에 우호적"이라면서 "금 가격과 관련이 있는 주요 변수를 이용해 추정한 바에 따르면 금 가격은 내년에도 20% 이상 상승하며 2천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 역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발표로 9일 금 가격이 주춤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만큼 하향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위기가 매우 심각해질 경우 현금을 쌓아두려는 심리가 커지거나 가능성이 크진 않지만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금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려고 할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 금 가격이 폭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유럽상황을 지켜보면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