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계기로 신용카드에 이어 체크카드 부가서비스까지 대폭 줄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고객들에게 별다른 혜택이 없어 인기를 끌지 못했던 체크카드가 이제는 정말로 애물단지가 될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불편한 체크카드‥부가서비스까지 축소
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412조원인데 반해 체크카드는 51조원에 그쳤다. 8분의 1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일반인들은 카드라고 하면 '신용카드'를 떠올리지 '체크카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대답은 간단하다.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발급의 확대를 내심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나 200여만개에 달하는 신용카드 가맹점을 이용하고 할인, 포인트 등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체크카드의 가맹점 평균 수수료는 1.9% 수준으로 신용카드(2.2~2.6%)보다 낮아 카드사 입장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체크카드의 치명적인 약점은 신용카드와 달리 은행 계좌의 잔액만큼만 쓸 수 있으며 현금서비스나 할부 구매 등이 안된다는 것이다. 현금서비스 제공시 대부업에 버금가는 이자를 받아 수익을 챙겨온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체크카드가 좋을 리 없다.
체크카드 이용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점이 많다.
체크카드는 해당 은행의 전산 점검 시간에는 은행 계좌 잔액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서비스가 중단된다. 은행들이 주로 자정이나 새벽 시간대에 전산 점검을 하는데 회식 자리 등으로 밤늦게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고객 처지에서는 황당할 수 있다.
결제 취소도 번거롭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와 달리 결제 취소를 하면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해 환급되는데 며칠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카드사들이 그나마 있던 부가서비스까지 대폭 줄이기로 해 체크카드를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
현대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등은 내년부터 놀이공원 입장 할인 축소부터 시작해 캐시백 적립률을 낮추는 등 부가 서비스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체크카드 활성화 비법 있나
현재 유럽이나 미국은 카드 시장에서 체크카드의 비중이 60~80%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체크카드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금융당국 또한 현재의 국내 카드 시장 구조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께 신용카드 사용을 억제하고 체크카드 사용을 늘릴 방안을 골자로 하는 카드 구조개선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대책은 소득공제 혜택을 늘리는 것이다. 신용카드가 대중화된 것 또한 소득공제 혜택을 늘렸기 때문인데,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비중을 높이면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체크카드로 옮겨 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총급여의 25% 이상 사용 시 신용카드는 사용액의 20%, 체크카드는 25%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체크카드는 내년에 30%까지 늘리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일부 탑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체크카드에 할부나 현금서비스가 일부 가능하게 하거나 계좌에 잔액이 없더라도 소액 결제는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카드사들도 적극적으로 반기기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은행 계좌 잔액만 쓰는 체크카드로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우려도 있다.
여신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라면서 "현재의 체크카드 구조로는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회원 유치에 나설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