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버스의 난폭운전에 깜짝 놀란 경험, 한두 번씩 있으시죠? 이걸 모두 기사들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GPS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 난폭 운전이 더 심해졌다는데, 임태우 기자가 속사정을 알아봤습니다.
<기자>
어스름한 새벽녘, 경기도를 운행하는 한 시내버스가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내달립니다.
좌회전 신호가 나기도 전에 비상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을 합니다.
대낮에도 위험한 질주는 계속됩니다 신호를 위반하며 횡단 보도를 가로지르고, 곡예를 하듯 교차로를 통과합니다.
[버스 승객 : 빨리 달릴 때는 뭐 심하다 싶을 정도로 달릴 때도 있고… 신호등 무시하고 빨간불일 때 건너잖아요.]
버스가 42km를 달리는 동안 12번 신호를 위반했습니다.
운전기사들은 "회사에서 정한 운행 간격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을 때가 많다"고 말합니다.
취재진이 추적한 버스도 신호위반에 과속, 무정차 통과를 했는데도 운행 간격을 간신히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신호위반 버스기사 : 지금 제가 위반을 하고 왔는데도 앞차 간격이 6분, 뒤차 간격이 6분이란 말이에요. 그러면 이 차들도 다 (똑같이) 위반을 한 거예요.]
지난 7월 전국의 버스기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운행 간격을 지키지 못하게 될 때 교통시간을 어긴다는 응답이 33%로 가장 많았고, 절반가량이 교통사고 원인 1순위로 '지나치게 짧은 운행간격'을 꼽았습니다.
특히 GPS 시스템 도입 이후 회사 측이 운행지연 시간과 횟수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운행간격에 대한 압박감이 더욱 심해졌다고 버스기사들은 하소연합니다.
[운수회사 관계자 : 뒤에서 따라가는 기사들이 힘든 거예요. 쟤(앞차)가 30~40분 (간격을) 벌렸기 때문에 들어오면 (뒤차가) 쉴 시간이 없어요. 치고받고 싸움도 해요, 기사들끼리.]
버스 기사들은 GPS를 통해 통제만 강화할 게 아니라 도로와 교통상황에 맞지 않는 운행간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줘야 난폭 운전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김태훈,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