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랜드마크' 위상을 차지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관조명 경쟁이 치열했지만 국내외 경기침체로 당분간은 분양시장에서 조명이 휘황찬란한 아파트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건설사들의 조명 각축전은 한강변에서 절정을 이뤘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는 28개동 옥상마다 빛의 반사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카멜레온 패널(알루미늄판)'을 올리고 내부에는 조명을 넣었다.
GS건설은 '청담자이' 꼭대기 4개층에 LED조명으로 띠를 두르기도 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관조명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최근 4~5년간은 한강변 고급아파트뿐 아니라 일반 아파트까지 전부 옥상 조명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신규 분양된 아파트 중에서는 조명특화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택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과거 차별화된 품질을 중시했던 수요자들이 분양가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분양하는 물량도 옥상특화 계획은 있지만 시행 여부는 미지수"라면서 "강북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대다수인데 조합원들 관심사는 랜드마크보다 저렴한 분양가에 있다"고 귀뜀했다.
경관조명 설치는 시공비가 만만치 않아 건설사의 자체 사업이나 돈에 구애받지 않고 아파트 가치를 높이려는 강남의 '1대1 재건축' 사업에 주로 적용된다.
또 준공 이후에는 조명 유지를 위한 관리비 부담도 크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비싼 아파트를 못하니까 장식적 요소를 자제하는 추세"라면서 "재건축ㆍ재개발은 실용성을 중시하고 공사비도 많지 않아 조명에까지 신경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도시조명 관리에 나선 것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빛 공해 방지 및 도시조명관리 조례'의 시행규칙을 공표한 서울시는 조명기구의 설치 위치와 빛을 비추는 각도 등을 심의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전에는 우리 아파트가 가장 눈에 띄도록 조명을 화려하게 하는 추세였지만 이제 조명기구를 구조물에 숨겨야 하고 빛도 아래에서 위로는 쏘지 못하게 하는 등 심의가 강화돼 신경이 쓰인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