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9일 앞두고 초박빙의 혼전을 거듭하는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검증의 칼날'에 부쩍 예민해진 모습이다.
나경원 후보는 17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와 설전을 벌였고, 그동안 한나라당의 날선 공세를 피해온 박원순 후보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나 후보는 이날 손석희 교수가 '부친 운영 학교재단의 감사대상 제외 청탁 의혹'을 집중 질문하자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의혹을 제기한) 정봉주 전 의원과는 연배가 비슷해 제법 친했고, 여러 루머가 있어 설명했을 뿐"이라며 "감사 대상이 될만한 무슨 사건이 없없고, 부탁할 건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 후보는 어조를 높여 손 교수의 추가 질문을 자르며 "자꾸 아버님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버님 관련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번 선거는 제 선거다. 서울시장 후보는 나경원이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한 문답에서 또다시 불거졌다.
나 후보는 자신에게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소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정책ㆍ공약은 안물어보느냐"며 "나는 손석희 선생님의 인터뷰를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야권 후보는 많이 했더라"며 꼬집었다.
손 교수는 "공식 선거전 시작 이후 야권 후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후보 검증 상황이 지속적으로 연결돼 있으므로 조금 더 질문이 갈 수밖에 없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원순 후보는 이날 정부·여당을 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한나라당이 그동안 '검증'을 이유로 학력·병역·재산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한 데 대한 강력 대응인 셈이다. 박 후보 측은 한나라당의 공세를 전형적인 네거티브로 규정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나라당이 (네거티브 공격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병역비리의 본당이고, 투기, 위장전입에 탈세, 부패에 얼룩져 있는 당이 어떻게 내게 그렇게 이야기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상식과 기본이 있다면 공공이익을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에게 찬사는 못할망정 그렇게 비판할 수 있느냐"며 "아마 그 분노는 나만이 아니라 많은 시민이 느낄 것"이라고도 했다.
오후 들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이 내곡동 사저 입주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박 후보는 "아직 경위도 밝혀지지 않았고, 취소한다고 없어질 문제도 아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