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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황우석 다시보기⑤ -황우석 연구팀의 실제 연구 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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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동물복제와 인간배아복제연구에 있어서 황우석 연구팀의 연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시간 소와 돼지를 이용해 연구복제 연구를 꾸준해 해 왔고, 가장 복제하기 힘들다는 개(스너피)까지 복제해 냈습니다. 인간배아복제에서도 다른 연구자들이 넘지 못했던 체세포 복제배아의 배반포 형성을 유일하게 성공시켰고, 줄기세포의 초기 형태인 콜로니도 만들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성공 요인을 순전히 인간난자를 대량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라고도 비판하는데, 이는 다소 일면적인 판단입니다. 동물복제와 인간배아복제는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있고, 황우석 연구팀은 그동안 동물복제를 통해 축적해놓은 수준 높은 핵이식 기술과 복제배아 배양기술이 인간배아복제에도 도움이 된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서울대 조사위원회도 황우석 연구팀에 대해 동물복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인간배아 연구 능력은 독보적이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그 근거로 정명희 서울대 조사위원장은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이 복제배아를 배반포까지 성공시킨 연구 성과를 들었습니다.

인간배아 연구 능력은 과소평가된 듯

그러나 이것 또한 연구팀이 가진 기술력을 다소 낮춰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 위원장이 언급한 뉴캐슬대학의 스토이코비치 연구팀은 황우석 연구팀보다 늦게 연구결과를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성체세포가 아닌, 연구하기가 훨씬 수월한 수정란 줄기세포의 핵을 연구에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연구과정에서도 황우석 연구팀의 자문을 받았습니다.

뉴캐슬대학은 복제배아 가운데 1개만 배반포로 키울 수 있었고, 이 때문에 줄기세포 추출 연구는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였습니다. 또, 스토이코비치는 인간 배아복제 연구의 독창성과 우선권에 대한 완전한 명예(full credit)를 황우석 연구팀에게 주기 위해 논문의 출간을 늦춰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황우석 연구팀의 배아복제 관련 연구력도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우석 연구팀의 이런 뛰어난 연구능력은 2004년과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모두 취소되면서 과학적 가치를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연구 책임자였던 황우석은 논문 조작사건을 일으킨 학문 범죄자란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황우석 연구팀은 줄기세포는 물론이고 복제배아, 배반포, 콜로니 등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우선권을 전혀 주장할 수 없게 됐습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줄기세포 조작은 김선종이 연구의 중압감과 학문적 욕심으로 독자적으로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줄기세포 확립이 필요할 때마다 자기가 속한 미즈메디병원에 있는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배양 중인 복제배아의 배반포 내부 세포덩어리에 섞어 심어 가짜 줄기세포를 만들었습니다. 조명이 밝으면 세포에 좋지 않다며 작업대를 제외한 모든 조명을 끄게 한 후 작업을 벌이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또, 섞어 심은 일이 들통날까봐 체세포를 둘로 나눠 DNA 지문분석을 맡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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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종은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포함해 제1저자로 발표한 논문은 물론이고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논문의 대다수도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종혁도 김선종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2007년 1월엔 피츠버그대학에서 원숭이 줄기세포의 사진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미즈메디병원 연구자들이 줄기세포 사진 조작을 워낙 광범위하고 일상적으로 벌인 까닭에 일부 연구자들은 미즈메디병원에 '포토샵 학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황 박사를 비롯한 다른 연구원들은 확립된 줄기세포가 가짜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2번 줄기세포 연구가 2004년 9월에 비교적 손쉽게 성과를 거두자 연구팀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뒤이어 11월에 1개, 12월에 무려 4개의 줄기세포가 한꺼번에 만들어져 향후 얼마나 많은 줄기세포를 확립할 것인가는 시간문제로 여겨졌습니다.

김선종은 황 박사가 DNA 검사 결과를 요구하자 DNA가 검출되지 않게 파라포름알데하이드에 30분 동안 담가뒀다가 넘겼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황 박사는 미국, 영국과 국내 유수 대학 연구소에 줄기세포를 분양해 공동 연구를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황 박사는 줄기세포의 상태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채 김선종의 의견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가 논문을 완전히 조작하는 상황으로 빠져들었습니다. 한마디로 황 박사 자신이 연구과정을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황 박사는 논문이 조작된 사실을 PD수첩이 취재를 벌이던 2005년 10월 이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황 박사가 줄기세포 연구에서 줄기세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한 책임은 매우 무겁습니다. 조작된 두 편의 '사이언스' 논문 교신저자이자 제1저자로서 논문 조작에 대한 그의 책임은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실제로 논문 조작 사건 후 황우석 연구팀이 논문을 발표하면 과학계는 매우 엄격하고 날카로운 잣대로 연구논문을 검증하고 또 검증합니다. 논문을 조작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의 재기를 회의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구팀에게 더 치명적인 문제는 김선종이 섞어 심기를 하면서 배반포에서 추출한 내부 세포 덩어리가 제대로 실험을 못한 채 버려졌다는 점입니다. 황우석 연구팀은 약 70여 개의 배반포를 만들었는데 김선종이 수정란 줄기세포를 섞어 심음으로써 적절한 실험 결과가 나오지 못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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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조작 없었다면 줄기세포 확립 성공했을까?

그럼, 만약에 김선종이 실험을 조작하지 않았다면 황우석 연구팀은 복제배아 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었을까요? 황 박사의 지지자였던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은 그렇다고 주장했습니다. 황우석 열성 지지들도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습니다.

실제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지만 다수의 연구자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입니다. 연구팀은 이전의 핵심 인력이 빠져나가 경험이 적은 사람들로 새로 꾸려졌고, 연구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재개한 까닭에 연구 기간은 최대로 잡아도 10개월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줄기세포 연구는 외부의 여러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해야 하는 일이기에 어떤 면에서는 황우석 연구팀 내부의 능력을 떠난 문제였습니다. 다만, 김선종의 가짜 만들기가 없었다면 황우석 연구팀의 논문 조작 사건이 이렇게까지 크게 벌어지지는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아울러 황우석 연구팀 자체의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논문에 대한 검증 작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팀의 허술한 실험 기록과 데이터 관리에 크게 놀랐습니다.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실험날짜, 연구 진행 상황, 최종 결과까지 너무 부실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연구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던 연구팀이 왜 이렇게 허술했을까요? 이건 시행착오의 연속이라는 복제 연구의 특성과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루에 1000개 이상의 동물 난자를 실험했던 연구팀은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실험 데이터를 굳이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기다 복제 연구는 최종 성과를 먼저 내면 승리하는 특성상 결과를 중시하는 태도가 이런 문제를 더욱 부채질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황우석 연구팀의 이런 부실한 연구 관리와 급한 연구 욕심이 김선종의 섞어 심기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황 박사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21세기 바이오 코리아를 외치던 황우석의 웅대한 꿈은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갔고, 그의 대규모 연구팀도 와해되고 말았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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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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