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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탁상규제에 눈가리고 아웅식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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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축 공사 현장에서는 갑자기 지침 형식으로 내린 소방방재청의 규제 때문에 소방설비를 다시 하느라고 비상입니다. 건물 하나 당 많게는 3억 원에서 큰 곳은 5억 원 이상 추가로 공사비가 들어가고 있고 기존 아파트와 건물도 매년 이뤄지는 소방검사를 통과하려면 조만간 해당 설비를 다시해야 합니다. 소방전문가들의 추산으로는 전국적으로 1조 원 대의 규모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찌된 것일까요?

지난해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를 기억하실 겁니다. 전기·통신 장비 등을 넣어두는 피트실이라는 곳에서 불이 나면서 수십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던 사건입니다. 소방방재청은 이 사건 이후 피트실 화재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급히 방안을 내놓으려 해서였는지 폭 1.2m가 넘는 피트실에는 스프링 클러 헤드를 반드시 설치하라는 행정지침을 지난 4월 전국에 내려보냈습니다.

그동안 스프링 클러를 설치할 필요가 없는 곳이라며 일선 소방서에서 모두 허가를 내줬던 장소였는데 '스프링클러설비의 화재안전 기준'을 확대 적용하면서 과거에 허가를 내 준 것이 잘못이었고 이제 이를 시정하려 한다며 신축 건물은 이 소방설비를 설치해야 소방검사를 통과해 준공 승인을 받을 수 있고 기존 건물이나 아파트도 모두 해당 설비를 설치하도록 규제했습니다.

문제는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라고 한 피트실이 전산, 통신 장비들이 있는 곳으로 실수로 라도 물을 뿌리게 되면 예상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물과 전기가 만나 감전 위험도 생길 수 있는 장소라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소방방재청에 질의를 했고 소방방재청은 "물을 못 쓰는 곳은 고체에어로졸 같은 설비를 설치하라"고 회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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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고체에어로졸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1개 당 스프링 클러 헤드의 10배 이상 되는 백만 원 가까이 되고 대형 건물 피트실 한 곳에만 보통 5개에서 8개까지는 설치를 해야 합니다. 건물 당 수억 원이 필요하고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내구연한이 5년에서 10년까지로 짧아서 계속해서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가전제품 내구연한과 달리 이 제품은 내구연한이 끝나면 사용자체를 할 수 없으니 반드시 바꿔줘야 합니다.

비싸더라도 진화 효과가 크다면 설치하는 것도 감내하는 비용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기술인협회 등 소방전문가 단체들은 진화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고체에어로졸은 1.7m 높이에 설치했을 때 제대로 불을 끌 수 있는데 피트실 천장 높이는 4미터에서 10미터까지로 높습니다. 또 앞서 설명한 대로 보통 피트실에는 5개에서 8개 정도 고체에어로졸을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기기가 불이 났을 때 한꺼번에 작동하지 못하고 한 개씩 작동하기 때문에 불끄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겁니다.

고체 에어로졸은 화약이 연소되면서 소방 약제가 쏟아지는 방식입니다. 당초 개발 목적으로 전자설비가 설치된 작은 공간 안에 불을 끄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원래 피트실처럼 다소 넓은 공간에 불을 끄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이 아니라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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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제품이 1개 터지는 것으로 성능인증을 받은 국내 제품은 두 회사이고 2개에서 4개까지만 연동해서 작동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회사는 그 가운데 한 곳입니다. 사실상 국내 업체로서는 독점 시장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는 전직 소방방재청장이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조치의 발단이 됐던 부산우신골든스위트 화재 민관점검단의 핵심 인사를 취재한 결과 민관점검단에서 내린 결론은 '고체에어로졸 설치'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비용이 드는 사안은 법 개정 작업을 통해 공청회나 규제개혁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고 봤고 이 때문에 자동확산소화기 정도만 설치하도록 권장하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꾸로 매달아 놓는 소화기로 비용이 비싸지 않습니다. 이 인사는 "소방 관련 사안은 조금만 빌미를 주면 업체들이 달라붙어서 과도하게 흐른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의 경우도 그렇지만 피트실 화재 대부분이 본래의 용도로 쓰다가 화재가 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를 탈의실이나 창고로 불법 용도변경을 하다 벌어진 일입니다. 불법 용도변경을 막는 대책이 나와야 할 일을 불법 용도변경의 현실은 인정하면서 이상한 쪽으로 과도하게 흐른 것입니다.

'탁상규제' 로 인한 엄청난 비용 부담과 이런 진화 효과에 대한 문제 때문에 소방전문가 단체에서 반발하자 소방방재청은 시행시기를 석 달 유예해 이달 말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방침이 달라지진 않은 채 시기만 유예한 것이어서 일선 소방서에서는 어차피 내년 소방검사에서 설치해야 할 일이라며 건물주들에게 지금 지침을 따르라고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1조 원 대 국민부담을 초래하고 5년 또는 10년 마다 같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사실상 규제라면 그 적절성에 대해 분명히 규제개혁심의위원회나 공정회 등을 거쳐 평가받아야 하고 법 개정을 통해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소방방재청은 "스프링 클러 헤드를 설치할 수도 있고 고체에어로졸을 설치할 수도 있는 선택의 문제이기때문에 법 개정이나 규제개혁심의위원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일선 건물주와 소방감리를 맡은 전문가들이 전기,통신실은 감전과 2차 피해때문에 고체에어로졸을 설치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해도 애써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정말 필요한 규제라면 법 개정을 통해 분명하게 근거를 마련하면 될 일을 과거 기준을 근거로 하면서 "그동안 법에는 제대로 검사하도록 돼 있었는데 일선 소방서에서 그렇게 하지 않았던 잘못이 있다. 그래서 시정하도록 한 것이다"라는 눈가리고 아웅식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지침이 본격 시행돼 추가 공사비 부담이 건물 입주자나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가되기 전에 현실에 맞는 조건에서 객관적 검증과 분명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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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보도 뒤 소방방재청이 배포한 해명 자료의 주요 내용입니다.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가감없이 인용하며 이에 대한 반박 주장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해명 내용>

‘부산골든스위트’ 화재 이후 민·관 합동 점검반을 구성하여 대책 마련 결과 건축물 보조기능 공간 사각지대(피트공간)에서 화재발생, 이에 대한 대책으로 스프링클러설비 적용을 철저히 하도록 종합대책 마련 및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결정

-「스프링클러설비의 화재안전기준」제10조(헤드) 및 제15조(헤드설치의 제외)에 해당되지 않는 장소에는 이미 스프링클러헤드 설치를 정하고 있음

- 기존의 기준을 지키지 않는 장소에는 스프링클러헤드 설치 적용을 철저히 하도록 시·도 공문 시달

- 현행 기준을 준수하여 화재예방 위한 강조 공문이며 새로운 법령 및 기준 개정사항이 아님

⇒ 민관 합동 점검반에서는 이런 결론을 낸 적이 없음. 조사단의 핵심인사의 증언임. 자동확산소화기 설치 정도를 권고했는데 소방방재청이 확대 적용한 것임. 그것도 위 기준을 적용하면서 그동안 소방허가와 검사 등을 내주는 과정에서 적용을 못했던 잘못이 있어서 이를 시정한다고 했는데 이 설명대로라면 안전기준을 어긴 채 소방허가를 내줬던 소방공무원들은 모두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할 사안.

<해명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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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크기의 구획된 실에는 스프링클러헤드를 설치하도록 시·도에 공문을 발송하였으며, 고체에어로졸 의무화는 사실과 다른 보도임

(붙임1 참조)

- 구획된 장소에는 스프링클러헤드 설치가 원칙이고, 부득이 설치 곤란한 장소는 방호체적을 만족하는 소화설비(고체에어로졸, 간이소화용구, 케비닛형 소화기 등)로 대체 설치 가능

○ 현재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에서는 성능시험 기준에 상호 연동이 할 수 있는 제품을 인증하고 있으므로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름

⇒ 원칙은 스프링 클러라는 것은 맞는 설명. 문제는 전기·통신실은 물을 뿌리면 장비가 손상되고 감전위험이 커지는 2차 피해때문에 물로 설치하지 못함. 대한건설협회와 소방기술인들이 이때문에 질의회신을 했는데 여기에 대한 소방방재청의 답이 '고체에어로졸 설치' 였음.

또한 상호연동 된다고 하는 제품은 4개까지 연동하는 경우만 허가를 받았음. 주요 건물 피트실에는 적어도 6~8개 이상의 제품을 설치해야 함. 4개 이상 연동된 제품은 국내에 없음. 또한 사실상 독점적 지위로 지금 선수금을 받으면서 물건을 팔고 있는 업체의 고문은 전직 소방방재청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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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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