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생방송에서 불법 체류자를 돕는 인권 운동가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항의 전화를 독려해 파문이 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라디오 방송 KFI-AM의 토크쇼 진행자 존 코빌트와 켄 치암푸는 지난 1일 (현지시간) 생방송 도중 히스패닉 인권단체 '로스앤젤레스 이민자 인권 연대' 대변인 호르헤-마리오 카브레라의 휴대전화 번호와 사무실 전화 번호를 밝혔다고 30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카브레라는 불법 체류자의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오랫동안 해 왔으며 최근에는 불법 체류 학생들에게도 학자금을 지원해주는 '캘리포니아 드림 법안' 성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들 라디오 진행자들은 방송에서 "우리 세금을 훔쳐 불법 체류자에게 주려는 카브레라에게 항의 전화를 하자"고 선동했다.
이 방송이 나간 뒤 카브레라는 4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 내용은 히스패닉계 불법 체류자에 대한 증오, 그리고 공갈과 협박 일색이었다.
수많은 문자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도 마찬가지였다.
물의를 일으킨 KFI-AM 방송은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가장 청취자가 많은 라디오 방송이며 코발트와 치암푸가 진행하는 토크쇼 역시 공격적인 진행과 코멘트로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공갈과 협박 전화가 이어지자 히스패닉 단체들이 들고 일어나 인종간 갈등이 표면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미국 히스패닉 언론인 연대(NHMC) 알렉스 노갈레스 회장은 "정말 추악한 짓거리"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이민자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CNN의 간판 앵커 루 돕스가 회사를 그만 둔 것이 자신들의 압박 때문이라고 여기는 NHMC는 KFI-AM 경영진을 만나 코발트와 치암푸의 해고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시안과 흑인 이민자 단체 역시 코발트와 치암푸가 '지속적으로 이민자 사회를 공격해왔다'면서 KFI-AM에 진행자 교체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FI-AM 법률 상담 코너 진행자는 지난 8월27일 생방송에서 '한국인은 개고기를 요리해주면 좋아한다'고 한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한인 단체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