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주변에서 벌어지는 중요한 뉴스들을 주로 어디서 얻으시는지요? 아마도 TV 뉴스, 인터넷, 신문, 라디오 , 잡지 등이 떠오르실 겁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른바 '구전(口傳)'이라고도 하죠, 사람들간의 '입소문'이 미국인들의 주요한 뉴스 원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입소문을 영어로 'Word of Mouth'라고 하는데,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내용을 요약해 드리면 이렇습니다.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언론(저널리즘) 관련 연구소인 퓨(Pew) 리서치 센터와 역시 저널리즘 연구 지원으로 유명한 나이트(Knignt) 재단이 미국 전역에서 2천251명을 대상으로 지역 사회 뉴스(local news)를 주로 어디서 얻는지 물었습니다. 여기서 '지역 사회'라고 했습니다만, 미국이 워낙 땅덩이가 커서 그렇지, 그냥 일반적인 뉴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조사 결과 1위는 'TV 뉴스'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74%가 TV 뉴스를 정보를 입수하는 첫번째 원천(Source)으로 꼽았습니다. 다음으로 2위가 놀랍게도 '입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5%의 응답자들이 입소문을 주요 뉴스 원천으로 답한 것입니다. 신문과 라디오, 인터넷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였습니다.
입소문에 이어 3위는 라디오 51%, 4위는 신문 50%, 5위는 인터넷(47%)으로 조사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 그동안 중요하게 여겨져온 이른바 '구전마케팅'의 중요성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구전 마케팅, 입소문의 역할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없었는데, 이번 여론조사로 구전 마케팅(wotd-of-mouth advertising or buzz)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설명입니다.
조사를 담당한 퓨 리서치 센터 측은 입소문으로 소통되는 뉴스는 대체로 서로 잘 알고, 신뢰할만한 사람들 사이에 이뤄지며, 대중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을 검증하는 데도 입소문이 활용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예를 들어 "지역 학교의 4학년 교사들 가운데 최고의 선생님은 누구인가?"하는 것처럼 TV나 신문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이 전달하기 어려운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뉴스들이 입소문을 통해 소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모두 16개의 뉴스 항목별로 어떤 매체를 정보의 원천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했는데, TV 뉴스를 통해서는 주로 '날씨와 긴급 뉴스, 정치, 범죄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반면 '경제와 교육, 행정, 문화행사' 관련 분야에서는 TV가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연령별로는 주로 40대 이상이 TV를 주요 뉴스 원천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반면, 젊은 사람들일수록 인터넷이나 휴대전화기를 정보의 원천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신문은 어떨까요? 신문의 경우 16개 뉴스 항목들 가운데 행정과 문화행사, 교육, 주택을 포함한 11개 항목에서 1위나 공동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항목별 응답률로만 보면 신문이 방송보다 뉴스 원천으로서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만, 신문의 미래는 매우 암울하게(ominous)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69%가 "신문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지역사회 뉴스를 알아내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우리 주변을 돌아봐도, 주변 사람들과 입소문을 통해 중요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이른바 '엄마 모임'일 것입니다. 자녀들의 학원과 관련한 정보는 엄마들의 입소문을 통해 전달되는게 대부분입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엄마 모임에 끼지 못하면 자녀들의 학원 정보에서 따라갈 수가 없다고들 합니다. TV나 신문, 인터넷 같은 대중매체에서 친절하게 어느 동네는 과목별로 어느 학원이 좋다고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나 TV, 컴퓨터, 카메라 같은 값비싼 제품들을 살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가격 대비 성능, 회사별 제품 비교 등을 물어보신 경우가 많으실 겁니다. 이것만 있겠습니까? 식당이나 여행지, 영화 등등... 대중매체보다는 구전을 통해 정보를 구하려하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번 외신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도 입소문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만, 워싱턴 포스트의 이번 보도에서도 이미 '사양산업'으로 지목받고 있는 '신문'의 암울한 미래가 또다시 강조된 게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지면에 과감하게 '신문의 미래가 암울'하게 나타났다는 기사를 사실대로 실은 워싱턴포스트의 용기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