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특별주의 파우지 보워 주지사가 여성들에게 시내버스에서 성폭행당하지 않으려면 미니스커트를 입지 말라고 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19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들은 파우지 주지사가 최근 자카르타의 미니밴 시내버스에서 성폭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같이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들이 미니스커트 시위를 벌이는 등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카르타에서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니밴 버스에서 운전기사 등이 젊은 여성 승객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자카르타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여대생이 미니밴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되는 등 올 들어 자카르타와 탕그랑, 버카시 등 수도권에서 대중교통 성폭행 사건이 40여 건이나 발생했다.
파우지 주지사는 지난 16일 시내버스 성폭력 사건에 대해 미니스커트가 성폭행범들을 유혹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여성들은 복장과 장신구에 신경을 써서 다른 사람들을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고 운전사 옆에 앉으면 유혹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유혹하는' 옷을 입지 말고 분별 있게 옷을 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카르타에서 널리 이용되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택시(오젝)을 탈 때에 대해서도 "짧은 치마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탈 때에는 남자처럼 앉지 말고 양발을 한쪽으로 모으고 말을 타는 자세로 타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파우지 주지사는 자신의 발언에 여성단체 등의 비난이 잇따르자 하루 만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데 대해 사과한다. 여성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성단체 '성폭력을 거부하는 여성 연대' 회원 50여 명은 18일 자카르타 중심가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우리에게 어떤 옷을 입으라고 하지 말고, 그들에게 성폭행하지 말라고 하라"는 포스터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자카르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