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주목할 만한 작가주의 영화가 속속 개봉돼 영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수상한 예술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시도와 관점이 돋보이는 작품이 소개돼 영화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우선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가 다음달 6일 개봉한다.
모순의 사회상을 반영한 묵직한 주제와 함께 치밀한 이야기 구성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해외에서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동시에 받은 작품으로, 지난 4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 처음 소개돼서도 역시 찬사를 받았다.
별거에 돌입한 중산층 부부가 겪게 되는 이야기를 통해 이란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준 작품이다. '어바웃 엘리'로 2009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은 아스가르 파르허디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다.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트리 오브 라이프'도 같은달 27일 개봉한다.
'천국의 나날들'과 '씬 레드라인' 등으로 명성을 쌓은 미국의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의 작품으로, 할리우드 스타인 브래드 피트와 숀 펜이 주연을 맡아 더 관심을 모았다.
1950년대 미국 텍사스의 한 가족, 특히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의미와 우주의 기원 등을 다뤘다. 뛰어난 영상미와 함께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담아 예술영화 팬이 좋아할 만한 영화다. 138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의 압박을 견딘다면 사유의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할리우드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독특한 영화 '라이프 인 어 데이'도 오는 29일 개봉해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7월24일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모해 197개국에서 모인 4천500여 시간 분량의 8만여 편 영상 중 331명이 제출한 1천115편을 편집해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다.
독특한 시도가 돋보이며, 지난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뒤 베를린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됐으며 국내에서도 지난달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Cindi)에서 상영됐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하비에르 바르뎀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도 다음달 13일 개봉한다.
이냐리투 감독은 전작 '21그램'으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 영화 '비우티풀'은 뒷골목 범죄자이면서 죽은 자와 대화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한 남자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자기 두 아이를 위해 삶을 정리해가는 여정을 그렸다.
국내에서는 페넬로페 크루즈의 남편으로 더 유명한 하비에르 바르뎀의 연기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향수' '롤라 런' 등으로 주목받은 독일 출신 감독 톰 티크베어의 신작 '쓰리'는 오는 29일 극장에서 만난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올해 독일의 권위 있는 영화상인 '저먼 필름 어워즈'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작품이다.
권태기에 놓인 오래된 연인이 한 남자와 동시에 갖는 은밀한 관계를 통해 인생과 관계, 욕망을 통찰했다.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는 평이다. 사랑의 쓸쓸함이란 주제가 가을에 퍽 어울릴 만한 영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