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경쟁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에게 밀리는 듯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 진영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야로슬라블에서 열린 세계경제정책 포럼에 러시아의 주요 관료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12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세계경제정책 포럼에서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서 러시아 주요 관료들의 불참은 현직 대통령의 영향력 쇠퇴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포럼에는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부 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 경제개발부 장관, 이고리 레비틴 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하지 않았다.
레비틴 장관은 포럼이 열린 야로슬라블에 왔지만, 이곳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와 관련한 회의에만 참석했을 뿐 포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장관 중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이 유일하게 포럼 장소에서 눈에 띄었지만, 방송 등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는 사라져 정작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그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워싱턴의 러시아 전문가 니콜라이 즐로빈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최근 러시아에서 메드베데프 지지자로 인식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러시아에 있는 자신의 지인들도 메드베데프의 연설에 참석할 것인지를 얘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푸틴 총리는 대권을 향한 행보를 공개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누가 내년 대권의 주인이 될지에 대한 공감대가 느리지만 확실하게 푸틴 총리 쪽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NYT는 메드베데프가 내년 대권 도전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단정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2007년에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희박했었다.
NYT는 그러나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현재처럼 푸틴 총리와 권력을 공유하는 조건에서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하면 영향력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