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저출산율이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자식을 150명이나 둔 사람이 있습니다. 외신으로 전해진 소식입니다만, 과연 누구일까요?
위 사진을 보고 짐작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만, 해답은 미국 정자은행에 정자를 기증한 사람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으로 국내에서도 일부 매체가 발빠르게 소식을 전했더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에서 정자은행들이 아무런 규제없이 정자를 무제한으로 판매하면서, 인기가 높은(?) 특정 정자 기증자들의 경우 50명에서 최대 150명에 이르는 아이를 태어나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 문제가 장차 사회 문제로 대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한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된 아이가 수십 명이 넘는 경우가 생기다 보니 두 가지 일이 크게 우려된다고 합니다. 첫째는 희귀 유전병이 넓게 퍼질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한 아버지의 정자에서 태어난 남매간에 근친 상간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일부 정자은행들이 돈을 목적으로, 인기가 높은 기증자들의 정자를 아무런 제한없이 팔고 있는데다가, 인공수정을 받은 고객들에게 이런 사실을 쉬쉬하며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은 사람들은 정자를 기증한 남성의 구체적 신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해당 정자를 기증한 남성의 번호만 알게 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기증된 정자로 태어난 형제자매들을 연결해주는 사이트도 만들어졌습니다.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은 부모나,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이 사이트에 가입해서 정자를 기증한 남성의 번호를 기입하면, 이 남성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해서 태어난 형제자매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위에 캡쳐한 인터넷 사이트 오른쪽에 보이는 청소년들은 한 남성이 기증한 정자로 태어난 형제자매들입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크래머씨는 "기증된 정자로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가진 많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얼마나 많은 형제자매를 가졌는지 알고 난 뒤에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사례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기증된 정자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은 몇 명이나 될까요? 뉴욕타임스는 그 수가 최소 3만 명에서 6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증된 정자로 아이를 가진 부모들 가운데 정자은행에 인공수정에 성공해서 아이를 가졌다고 자진 신고하는 비율이 전체의 20-4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같은 나라들은 한 사람의 정자로 인공수정을 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한 사람의 정자로 최대 10명까지만 인공수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한 기증자의 정자로 태어날 아이의 수를 법으로 제한하고, 정자를 기증한 남성에 대한 정보도 더 공개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정자은행이 있다는 말은 들어봤습니다만, 미국처럼 정자은행을 통한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미국에서도 정자은행을 통한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가진 사람들의 자진 신고율이 20-40%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설사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아주 비밀리에 이뤄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몇 년 전 유명 방송인 허수경 씨가 배우자 없이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가졌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허수경 씨는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정자은행을 통한 인공수정이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립니다만, 아무런 제한이 없는 미국의 정자은행들에 대해서는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엉뚱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나는 인기있는 기증자에 포함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