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의회가 7년간 국내 치안을 담당해 온 유엔(UN)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의 철군 논의에 착수했다.
우루과이 출신 유엔군 병사들이 10대 청소년을 군 막사에서 집단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로 철군 논의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아이티 상원의원들은 유엔군 병사들의 집단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유엔군의 단계적 철군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성폭행 의혹사건이 발생한 곳을 지역구로 둔 이본 뷔세레트 상원의원은 모임 사실을 전하며 철군안은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원의원들이 다수인 '부활을 위한 의회 그룹'의 장 알렉시 톨베르 회장은 과거 아이티에 유엔군이 오게 됐던 전후 사정이 이제는 많이 달라졌다며 내달 유엔군의 권한을 연장할 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MINUSTAH는 2004년 장-베르트랑 아리스티드 대통령이 민중 봉기로 축출된 뒤 치안확립을 목적으로 아이티에 주둔키 시작했으며, 현재는 군과 경찰, 일반 직원을 포함해 약 1만2천명 정도가 수도 포르토프랭스 등지에 상주하고 있다.
유엔은 2012년 MINUSTAH를 철수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이티 정부는 국민 사이에서 점령군 같은 존재로 인식돼 온 MINUSTAH의 단계적 철군을 고민해 왔다.
특히 올해 6천명 가까이를 숨지게 한 콜레라가 네팔 국적의 유엔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군의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가 거세게 벌어지기도 했다.
MINUSTAH에 소속된 우루과이 해병대원 4명은 지난달 28일 아이티 남부 군 부대 내에서 18살 짜리 아이티 청소년을 집단 강간한 의혹을 받다 군 당국에 구금됐다.
아이티 정부와 MINUSTAH, 우루과이 국방부는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6일 미셸 마르텔리 아이티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 우루과이 병사들이 저지른 모욕적인 행위에 대해 사과한다"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약속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