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올 여름 폭우 탓에 여름 과일이 이제서야 출하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제철을 맞은 가을 과일은 경매시장에서 뒷전으로 밀리면서 출하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이래저래 속이 탑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5분 가량 떨어진 한 이면도로.
자정이 가까운 시각인데도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를 실은 트럭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경매 순번을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김용근/화물차 운전사 : 평소에 같으면 큰 차들은 몰라도 1톤 차들은 갖다대면 바로 하차하니까 1시간이면 되죠.]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차량 안은 물론 길바닥에도 돗자리를 깔고 잠을 청합니다.
[권혁기/화물차 운전사 : 이렇게 누워 있어야지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1톤 차는 실내가 워낙 좁기 때문에 이 이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날이 밝아도 사정은 마찬가지.
대부분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하루 넘게 대기해야 합니다.
[안영수/화물차 운전사 : 지금 대목인데 와서 3일씩 살아 보세요. 뭐가 남겠어요.]
올해는 폭우와 태풍에다 추석이 평년보다 10일 이상 빨리 찾아오면서, 출하를 위한 노숙행렬이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과일의 생육기간을 조금 더 확보하기 위해 농가마다 추석 직전인 이번 주에서야 집중적으로 출하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주 사과와 배의 하루 반입 물량은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각각 3배와 7배씩 급증했습니다.
그런데도 경매 시간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한 업체가 운영하는 과일 경매시간입니다.
추석이 코 앞인데도 사과와 배보다 포도와 복숭아 같은 여름 과일 경매가 한창입니다.
뒤늦게 나온 여름 과일들은 무르기 쉬워 먼저 경매가 이뤄지고 추석 과일은 경매순위에서 뒷전이 됐습니다.
[이종호/청과물 업체 관리팀 : 사과·배가 성수기 물량으로는 마땅하지만 지금 포도나 복숭아가 특히나 출하 많이 되고 있습니다.]
폭우와 태풍 속에서 어렵게 추석 과일을 키운 농민들이 이번엔 이른 추석으로 인한 출하전쟁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서진호, 홍종수, 영상편집 : 오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