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졸업식장에서 본 그를 기억합니다.
그는 그곳에 서서 감격에 겨운 눈물과 자랑스러워하는 미소를 보이며 아들이 졸업장을 받고 멋진 남자이자 훌륭한 아버지를 뒤로 한 채 밝은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자리에서 전격 사임한 후 잡스의 이웃에 사는 수필가 리센 스트롬버그가 지난 달 29일 지역 온라인신문인 '팔로알토 패치'에 기고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기고문은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와 포천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뉴스위크, 월스트리트저널, 씨넷 등에서 계속해서 스티브 잡스 시대의 영향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만 나는 그보다는 아들 졸업식장에서 본 그의 모습을 기억하겠다"면서 "그것이 아마도 그가 남긴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스트롬버그는 "처음 스티브를 만난 것은 몇 년 전 수영장 파티 때였다"고 회고하고 "그때 너무 당황해 아무 말도 못했으며, 서로 인사할 때 더듬거리면서 내 이름을 말했던 것이 그에게 준 나의 첫인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스티브가 아들과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그는 아이들과 수영을 하는 '평범한' 좋은 아빠처럼 보였다고 그는 전했다.
스트롬버그는 두 번째 그를 만난 것은 새 학기 학교행사 때로, 당시 그는 교실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학교 교육방침 등에 대한 교사들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었다면서 자신은 다른 학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잡스가 교실에 같이 있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앉아 있었다고 소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주변에서 조깅을 하고 있을 때 청바지와 검은 티셔츠차림으로 아들과 대화에 푹 빠져서 걷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길을 비켜주다가 바보처럼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 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핼러윈 때 스티브는 자신의 집을 유령의 집으로 꾸며놓고는 길가에 프랑켄슈타인 복장을 하고 앉아 있었으며, 내가 아들과 함께 (사탕을 얻기 위해) 다가가자 미소를 지으면서 "하이, 리센"하고 인사를 했다.
그는 "스티브가 내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을 알게 된 아들은 내가 멋진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때 이후 만날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인사를 하게 됐고 스티브도 반갑게 인사하는 좋은 이웃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산책길에서 그를 볼 기회가 줄고 걸음걸이도 느려졌으며, 그의 얼굴에서 항상 볼 수 있었던 밝은 미소도 사라졌다면서 올해 초 스티브와 그의 아내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엇인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세상 사람들도 곧 그것을 눈치챘다고 아쉬워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