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낮추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신임 총리의 태도가 일본 정치권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자신을 '금붕어가 아니라 미꾸라지'라고 표현하더니 야당 당수들과 만나서는 90도 각도에 가깝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내각이 발족하기도 전인 1일 야당인 자민, 공명당 당수와 개별적으로 만나 회담하고 정권 운영에 대한 협력을 요구한 것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겉으로 보면 누구에게나 고개를 숙이는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민주, 자민에 이어 제3당인 공명당에 집중적으로 구애한다는 걸 알 수 있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노다 총리 지명자는 전날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를 만났을 때에는 "'공명신문' 읽고 있습니다. 빨리 재해 지역에 가려고 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일자 공명당 기관지에 노다 총리 지명자의 조기 재해 지역 방문을 요구하는 칼럼이 실린 점을 언급하며 넌지시 추파를 던진 셈이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는 공명당이 민주, 자민당에 유리한 중의원 선거제도를 개혁하는데 관심이 많다는 점을 의식해 정권 구상에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여야간 논의를 추진한다"는 대목을 포함하기도 했다.
당 대표 경선전만 해도 자민, 공명 양당과 대연립을 추진하겠다고 표명했지만, 이후 '공명당이 사실은 민주당과 자민당이 자신들을 제외한 채 대연립으로 치달을까 우려한다'는 조언을 받은 뒤로는 '대연립'이라는 소리를 하지 않고, '주제별 여야 협의'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노라 총리에겐 개인적으로도 공명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유리한 점이 있다.
전임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공명당과 연립을 타진하긴 했지만, 야당 시절 공명당의 모체인 창가학회를 비판한 적이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노다 신임 총리는 과거 공명당 의원들과 함께 신진당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 개별적으로도 말을 꺼내기 쉬운 편이다.
자민당은 민주당과 협조할지에 대해 내부 의견이 갈려 있어 쉽게 결론을 내기 어려운 상태다.
민주당은 어차피 공명당만 껴안으면 참의원에서도 '여대야소'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민당도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의 계산이다.
공명당을 겨냥한 노다 총리의 '저자세 구애'가 성공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간부는 "무조건 저자세, 저자세로 부탁할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공명당도) 무조건 (협력을)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