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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시리아, 이젠 시민에 함포 사격까지

카이로 브리핑...무바라크 재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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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카이로입니다. 광복절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

1. 이슬람 성월 라마단이 깊어가고 있지만 중동 지역 곳곳에선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무자비하게 진압하려는 총성과 포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심각한 곳이 시리아인데요, 자스민 혁명이 시작된 이후 2개월쯤 뒤인 3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반정부 시위가 불붙기 시작했는데, 희생된 시민이 2천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에는 시리아 정부군이 지중해 연안의 휴양도시인 라타키아를 맹공격했습니다. 지금까지 중부도시 하마와 수도 다마스쿠스 등에서 시위를 진압할 때 탱크와 장갑차등을 동원해 왔는데 이번엔 군함까지 투입했습니다.

군함 2척이 라타키아 해변에 출몰해서 무차별 함포 사격을 퍼부었고, 탱크 20여 대도 시내 곳곳을 포격했습니다. 사흘째 계속된 무력진압으로 시민 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자비한 무력진압으로 시민들을 겁박해서 어떻게든 반정부 시위 확산을 막아보겠다는 건데, 이런 아사드 정권의 전략이 지금까지는 잘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위는 시리아 전역으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시리아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국제사회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시리아 내부의 상황이 시민의 승리로 끝난 튀니지나 이집트보다는 오히려 리비아나 예멘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죠.

우선 시위진압에 나서고 있는 군 조직 가운데 핵심을 아사드의 막내 동생인 마헤르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재 정권의 사병인 셈입니다.

게다가 시리아 정부가 교묘하게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종파 분쟁 양상으로 끌고 가고 있습니다. 아사드 정권의 주류는 이슬람 시아파 중에서도 소수파인 알라위파인데 반해 대다수 국민은 수니파입니다. 수백 명의 시민이 학살당한 중부도시 하마가 바로 이런 희생양입니다. 시리아 수니파의 근거지인 하마는 아사드의 아버지 하페즈 시절인 지난 82년에도 봉기를 일으켜 2만 명이 넘게 학살당해 시리아의 광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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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국제사회의 역학 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특히 리비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재정적자와 금융위기의 와중에 진퇴양난에 빠진 서방국가들이 시리아에 대해선 군사개입 등의 강도 높은 조치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일각에서는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중동의 불안한 정세가 금융위기와 맞물려 자칫 더 격렬한 형태의 국제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2. 카이로에서는 어제 무바라크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2차 공판이 열렸습니다.

무바라크는 첫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이동식 침대에 누워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두 아들 가말과 알라 역시 아버지 무바라크와 함께 법정에 나왔습니다. 가말과 알라는 무바라크의 모습이 TV화면에 잡히지 않도록 침대 앞에 서서 인간 방패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재판에서도 무바라크 측은 모든 혐의에 대한 무죄를 주장했는데, 특히 무바라크 변호인 측은 군 고위 관계자를 포함해 모두 천 6백 명의 증인을 요청했습니다. 시간끌기와 법리공방을 통해 최대한 유리한 국면을 조성해 보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게 뜻대로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재판부가 신속한 재판을 공언했고 이집트의 국민여론도 신속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혐의가 인정된다면 무바라크는 최고 사형, 두 아들 가말과 알라는 적어도 10년에서 15년 형을 선고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다음 공판은 20일 뒤인 다음 달 5일로 예고됐습니다.

3. 이슬람 성월 라마단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뜨거운 8월의 태양 아래 해가 질 때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종교 의무를 수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해질녘이 되면 웃지 못할 상황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허기와 굶주림에 시달린 무슬림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해질녘이 되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 가족 친지와 함께 이프타르라는 만찬을 즐깁니다. 이 시간에 맞추기 위해 도로는 온통 아수라장이 됩니다. 무단횡단은 기본이고 위험한 난폭운전이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이 때문에 카이로를 포함한 중동지역 곳곳에선 라마단 기간 동안 오후시간의 교통사고 발생률이 평소보다 40%정도 높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카이로의 경우 올해는 시민혁명 와중에 과속 단속 장비가 대부분 파손되면서 가뜩이나 혼란스런 도로 사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관용'과 '배려', '나눔' 같은 라마단 성월의 아름다운 관행과 무슬림의 뿌리 깊은 신앙심도 허기와 갈증이 극에 달하는 오후 시간, 사막의 도로에서만큼은 인간의 욕구를 앞서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4. 이 곳 언론에 난 만평 몇 가지 보시겠습니다.

우선 무바라크 재판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한 부부가 tv를 보고 있는 데요. 특히 라마단 기간에는 저녁만찬을 위해 일찍 귀가하기 때문에 이 곳 사람들에겐 TV가 대단히 중요한 여가활용 수단이 됩니다. 라마단 때는 특별 드라마나 영화를 틀어 주는 데 무바라크 재판이 이런 오락거리들 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대화내용입니다. 무바라크 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두 번째는 TV로 생중계되는 무바라크 재판을 지켜보고 있는 아랍의 왕족과 독재자들의 모습입니다. 휘둥그레진 눈으로 두려움에 떠는 모습인데요, TV 옆에는 아랍어로 공포영화라고 씌어 있습니다. 수천 년 아랍 역사를 통틀어 처음 열리는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공개재판이 이 지역의 수많은 왕정국가와 독재국가들의 집권세력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다음 그림은 '라히야'라고 부르는 검은 턱수염을 기른 무슬림이 온갖 무기를 들고 시민들에게 겁을 주는 모습입니다. 최근 시민혁명 이후 혼란을 틈타 세력을 넓히고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살라피스트라고 부르죠. 이들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내용인데요. 그림에서는 살라피스트들이 정치가 안정될 때까지 자신들이 시민을 보호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온갖 무기로 말이죠. 사실은 정치개혁을 빌미로 전체 시민을 통제 아래 두는 비민주적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려는 근본주의자들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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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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