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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무관심이 더 문제"

"사람들 피해자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몰라"…66년만에야 우리 손으로 희생자 추모제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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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했지. 다들. 우리 정부는 원폭 피해자가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다"

13일 경남 합천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만난 안월선(81ㆍ여)씨는 우리 정부와 사회가 원폭 피해자에 너무 무관심하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안씨의 가족은 일제의 공출이 극심해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안씨가 7살이 되던 1937년 일본행을 택했다.

그렇게 일본에 정착한 안씨는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으로 온몸에 유리 파편이 박히고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당시 15살이었다.

원폭이 떨어진 그해 10월 중순에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돌아온 안씨는 20여년이 지난 뒤에도 몸에 박힌 유리조각을 빼내고 흉터를 없애는 수술을 해야 했다며 한숨지었다.

안씨는 수차례의 수술로 이제는 그나마 옅어진 팔의 상처를 바라보며 "겉으로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 너무 아프다"며 "지금도 계속 치료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다 나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픈 몸에 생활고까지 겪어야 했던 안씨는 13년 전부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지내고 있다.

안씨는 "365일 24시간 보호받을 수 있는 회관에 들어올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당연히 일본 정부에도 화가 나지만 그래도 우리 정부에 더 화가 난다"며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하는데 별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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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무관심하니 사람들, 특히 어린 애들은 원폭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른다"고 지적했다.

원폭 피해자 정분선(83ㆍ여)씨는 체념한 표정으로 "우리가 (정부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나"라면서도 "자기(정부)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겠지만 더 잘해주면 물론 좋겠지"라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복지회관 관계자는 "지금 살아계신 분들은 사실 신체적 고통보다 마음의 아픔이 더 크신 분들이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자랐고 그러다가 원폭 피해도 당하고 다시 한국에 왔지만 여기서도 아무 것도 없이 고생하신 분들이다"고 말했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은 "1세 피해자뿐만 아니라 2ㆍ3세 피해자들도 뇌성마비, 시력장애 등 크고 작은 병에 시달린다"며 "66년이 지나서도 사회가 먼저 우리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게 아니라, 아직도 우리가 먼저 (피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일본이 한국인 피해자들에 대해 공식적 사과와 보상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도 형식적인 조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현재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재한 원폭피해자 1세에 한해 월 10만원씩 분기별로 진료보조비를 지급하는 등 지원을 하고 있지만 피해자 대부분은 "지원도 충분치 않지만 무관심한 것이 더 문제다"고 입을 모았다.

6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한국인 원폭 피해자의 실상을 알리고 돕기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처음으로 국내의 한 시민단체가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위한 추모제를 열었다.

지난 3일에는 백제예술대학 사진학과 교수와 학생 12명이 'NO ATOM', '다시 합천으로'라고 적힌 깃발을 자전거에 걸고 경남 합천군에 도착해 이 추모제에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알리고 원자력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다래(21)씨는 "작년에 원폭 65주년을 맞아 일본에 갔는데 피해자의 10분의 1이 한국인임에도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원폭 관련 박물관에는 한국인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서울 탑골공원에서 출발해 합천으로 오는 5박6일 동안 많은 사람이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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