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건복지부가 의약분업 이후 최대의 약가 인하를 단행키로 한 배경에는 날로 심각해지는 건강보험 재정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복지부는 약값을 지원하는 건강보험 재정이 2010년 1조3천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오는 2015년에는 적자 폭이 5조8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지출비 중 약품비의 비중은 29.3%로 2005년 이후 6년째 30%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 약품비가 외국에 비해 높고 약가에 거품이 있다는 지적도 약가 인하 요구의 배경이다.
국민의료비 중 약품비 비중이 2008년 기준 22.5%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14.3%의 1.6배에 이른다.
약가는 구매력 지수 기준 비교대상인 스웨덴, 미국, 일본, 대만 등 16개국 중 1위이며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허만료 후 신약 가격은 만료 전 가격의 80% 수준인 반면 네덜란드 60%, 오스트리아 70%로 형성돼 있다.
또 우리나라의 첫 복제약 가격은 특허 만료 전 신약 약가의 68%이지만 프랑스 50%, 네덜란드 60%, 오스트리아 52%로 국내 인하 폭은 낮은 편이다.
특히 약 사용량은 외국의 두 배로, 같은 성분의 의약품 중에서도 고가약 위주로 처방되고 있다.
복지부는 또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와 다국적 복제약 기업의 국내 진출 등 국제 제약산업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약가 거품을 없애는 방식으로 제약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은 약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영세기업이 난립하고 기술투자보다는 리베이트를 이용한 판매경쟁에만 치중하는 후진적인 양상이 이어져왔다.
실제로 국내 상장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6.3%로 다국적 제약사 평균인 17%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 통상 리베이트 등에 사용되는 국내 제약사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35.6%로 제조업체 평균의 3배에 달한다. 더욱이 완제품을 생산하는 265개 제약사 중 1천억원 이상의 생산 규모를 가진 업체가 단 35곳에 불과할 만큼 영세하다.
매출액 기준 국내 제약업게 부동의 1위인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8천468억원으로 화장품 1위 아모레퍼시픽의 같은 기간 매출액 2조585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또 현재까지 국내에는 15개의 신약이 개발됐지만 2010년 보험청구액은 327억원으로 전체의 1% 수준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이번 약가 인하가 이뤄지면 약값의 평균 20%가 인하되면서 총 2조6천억원의 국민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건강보험급여액 중 약품비 비중이 지난해 29.3%에서 2013년에는 24%대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건강보험 지출액을 1조8천억원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약품비 거품을 제거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제약산업을 연구개발 중심으로 선진화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