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회사 정상화를 위한 호소에 부산지역 상공계와 야당·노동계의 반응이 엇갈렸다.
지역 상공계는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조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을 환영했지만 야당과 노동계는 이번 사태의 본질인 정리해고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부산상공회의소 신정택 회장은 10일 "조속한 회사 정상화를 바라는 부산 상공계의 입장에서 조 회장이 사태 해결에 직접 나선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이번 사태로 한진중공업 노사 모두 큰 상처를 입은 만큼 더 이상의 힘겨루기식 소모전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한진중공업이 부산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노사가 하루빨리 사태 해결을 통한 회사정상화에 나서 지역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힘써 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경영자총협회 성한경 회장도 "한진중공업 사태가 더 장기화될 경우 조선소 폐업은 물론 협력업체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대량해고로 이어지면서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회사의 책임 있는 오너인 조남호 회장이 전면에 나선 만큼 사태의 당사자가 아닌 정치권이나 제3자가 이제는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박인호 공동의장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로 수많은 지역의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영도구민을 포함한 부산시민도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이제라도 조 회장을 포함한 사측과 노조가 책임 있는 대화를 통해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야당과 노동계는 정리해고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기자회견이었다며 평가절하했다.
민주당 최인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정리해고 철회라는 핵심 내용이 빠졌다"면서 "경영을 정상화해 회사를 떠났던 직원을 다시 데려오겠다는 것은 책임 있는 답변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김동윤 부산시당 대변인도 "정리해고 문제 해결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해법 없이 대책을 내놓는 것은 당장 곤란한 처지를 모면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크레인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도 "한결같이 요구해온 정리해고 철회 문제에 대해 언급이 없는 것은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라며 "학자금이니 지역사회 발전기금 등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해 조 회장의 회견내용은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의 최대 당사자라 할 수 있는 한진중공업 채길용 노조위원장은 "학자금 문제는 희망퇴직자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지만 정리해고 문제는 사측과 논의를 더 해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뭐라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