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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아랍의 봄 이스라엘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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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바라크 재판에 세계 언론 이목 집중

안녕하십니까? 카이로입니다.

지난 한 주 아랍권 최대의 뉴스는 역시 ‘살아있는 파라오’로 불리며 30년간 독재 체제를 구축해 왔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 소식이었습니다. 아랍권 역사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에 중동 전역은 물론,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이 소식을 앞다퉈 속보로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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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도 세기의 재판이 열린 카이로 경찰 학교를 찾아가 봤습니다.

카이로 경찰 학교는 원래 ‘무바라크 폴리스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간판에서 무바라크라는 글자는 제거된 상태입니다.

재판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출입구 주변엔 무바라크와 그 측근들에 대한 조속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과 무바라크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뒤섞여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일부 흥분한 시민들은 신발을 벗어 무바라크와 측근들의 얼굴이 인쇄된 플래카드를 때리고 짓밟으며 분노를 나타냈습니다. 아랍권에서 가장 심한 모욕을 의미하는 거죠. 결국 곳곳에서 흥분한 시민들이 무바라크 찬 반 세력으로 나뉘어 투석전을 벌이며 충돌했습니다.

이렇듯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무바라크는 미결수를 의미하는 흰 죄수복을 입고 침상에 누운 채 법정에 들어섰습니다. 주변의 동정 여론을 자극하려는 연출일까요? 겉모습은 영락없는 병약한 팔순 노인이었지만, 무바라크는 뚜렷하고 분명한 어조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재야법조인들이 중심이 된 원고 측 변호인들은 무바라크 일가가 시민혁명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엄청난 부정축재로 국부를 빼돌려 왔다며 처벌을 주장했습니다. 특히 학살 명령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군 최고 책임자로 현재 임시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딴따위 장군도 법정에 출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무바라크에 대한 다음 재판은 일주일 뒤인 오는 15일에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사실 무바라크 일가에 대한 재판을 보면 우리 한국의 5공 청산 과정과 여러가지 공통점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선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 과정이 유사합니다. 전직 대통령이 테러와 측근에 의한 시해로 사망하자 마자 쿠데타와 게엄령을 선포하며 집권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집권 기간 동안 저지른 부정부패와 시민학살 혐의로 사법적 단죄를 받게 된 모양새 또한 유사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의 변명인데, “자신은 오로지 이집트에 하나의 은행계좌 밖에 없다”는 무바라크의 주장은 재산 환수 과정에서 "통장에 29만 원 밖에 없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명과  빼다 박은 듯이 닮아 있습니다.

한국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지내고 비리 혐의로 처벌까지 받았던 안현태 씨가 대전 현충원에 기습 안장돼 논란을 빚고 있죠. 순수하고 엄정해야 할 역사 청산이 정치적 계산에 의해 악용되고 또 어설픈 타협으로 마무리되면 부패한 과거 세력들이 언제라도 다시 발호할 수 있는 빌미를 준다는 점, 한국민들이 현재 시민혁명의 와중에 있는 이집트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할 가장 중요한 역사적 교훈이 아닐까 싶습니다.

- 아랍의 봄... 이스라엘에도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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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민주화 시위가 이스라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근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반정부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아랍권과의 대결 속에서 강력한 경찰국가 체제를 유지해 온 이스라엘에서 이렇게 중산층과 학생을 포함한 시민들이 거리시위에 나선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입니다.

특히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는 중동 최고 수준의 경제부국에다 경제성장률이 4%를 넘는 양호한 상태인데도 서민과 학생은 물론 유모차를 끈 엄마들까지 시위에 나서면서 흡사 이명박 정부 초기의 촛불시위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들의 가장 큰 불만은 물가폭등, 특히 일년 사이 4~50%씩 폭등한 집값 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이는 경제성장의 열매가 일부 부유층에 집중되면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여기서 비롯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시민들이 유례없는 반정부시위에 나선 것이죠.

네타냐후 등 이스라엘 집권 보수세력들은 이슬람 국가들과의 뿌리깊은 반목을 이용해 국내 정치적 불만을 통제해 왔지만 인터넷의 발달과 무엇보다 광범위하게 확산된 서민들의 경제적 위기가 시위에 불을 붙인 셈입니다.

시민들의 개혁과 분배 요구가 있을 때마다 외부의 적으로 시선을 돌려 위기를 모면하려 했지만, 결국 시민들이 보기엔 진짜 공공의 적은 내부에 있었던 겁니다.

한국의 최근 모습도 뭔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 데 어떠신가요?

- 달러화의 몰락..고민에 빠진 중동 산유국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후폭풍이 엄청난데요, 아랍권 금융시장 역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어제 일요일 한 주가 시작되는 첫 날 이 곳 이집트는 물론 두바이, 그리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증시 등이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텔아비브 증시는 투매 현상으로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달러화의 몰락이 가시화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게 중동 산유국들일 수 밖에 없죠.

달러화로 석유 결제 대금을 받고 있는 경우가 절대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달러로 계속 석유값을 받아놓으면 달러 가치 하락으로 앉아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로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결제 수단을 다른 화폐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들이 나온 적이 있는데, 이번에 2차 위기, 즉 더블딥이 가시화되고 달러 가치가 되돌릴 수 없는 하락의 길을 걷는다면 중동 산유국들이 석유 결제 수단을 다른 화폐로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로나 엔 등 다른 화폐 역시 각국의 재정 적자로 신뢰하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여서 당장 다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유국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데요, 또 상당수 국가들이 한국 같은 변동환율제가 아니라 달러 가치에 자국의 화폐가치를 고정시키는 이른바 페그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자국 화폐 가치도 떨어져 수입이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죠. 이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중동지역 통화시스템에도 적지 않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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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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