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심상치 않은 세계 경제에 대한 걱정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면서 주가는 급락하고 환율은 급등했습니다.
경제부의 정명원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정 기자! 금융시장 분위기가 거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 때와 비슷해지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 불안 심리 때문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급락을 주도하는 외국인들이 이틀 동안 판 주식만 1조 1천 590억 원 입니다.
미국 부도 위기가 거론됐던 지난달 중순부터 판 것을 포함하면 3조 원 정도 되는데요, 상대적으로 국내 증시가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현금 확보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돈을 빼내고 있는 겁니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대량 매도세로 이틀 동안 무려 106포인트나 급락했는데요,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60조 원입니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으로 줄어든 일본 GDP 규모와 비슷한데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판 돈을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 수요가 늘어서 1,050원 선을 위협받던 원.달러 환율은 1,060원 선으로 올라섰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일본, 중국, 호주 등 다른 아시아 증시도 2% 안팎으로 급락했는데요,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은 지금 투자자들이 과잉 반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조윤남/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 경기 침체가 될 것 같다는 두려움들이 주식 시장에 과하게 반응이 됐다고 볼 수 있고요, 이런 과도한 두려움들은 곧 기대감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가의 본질인 경기에 대해 근본적인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 반등을 한다고 해서 흐름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럼 일부에서 우려하는 대로 더블 딥이 다시 오는 건가요?
<기자>
지금 더블 딥, 소프트 패치… 좀 어려운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세계 경기가 회복을 해야 하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풀었기 때문에 가능한건데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비슷한 상황이 와도 이들 정부가 쓸 실탄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 상황도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데요, 미국은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는 순간, 당파적 문제로 오히려 정부 지출을 줄이는 선택을 했습니다.
유럽의 경우 돈 풀어서 구하기에는 너무나 덩치가 큰 유로 존 경제 규모 3, 4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자금 조달 상황이 사상 최악인데도 일사 분란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데요, 이런 점 때문에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했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더블 딥 가능성이 40%까지 올라왔다" 면서 내년이 그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자금 시장이 경색될 경우, 아시아 8개 나라 가운데 한국의 은행들이 대외 부채 때문에 자금 조달에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모건스탠리가 평가하기도 했는데요, 우리로선 물가와의 전쟁을 벌여야 하는데, 경기우려가 커지면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정기자! 제가 어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데, 5만 원 어치를 넣었는데도 주유칸 네 칸 중에 한 칸밖에 안차더라고요. 국제유가는 하락세라는데, 서울 기름값은 왜 이렇게 계속 비싼겁니까?
<기자>
정부가 정유사들을 압박해 가격 인하 조치를 했던 여파가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요, 서울 지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제 리터 당 2,028원 84전까지 기록했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7개 지역 주유소 평균 가격이 이제 리터 당 2천 원을 넘었는데요, 국제유가는 떨어졌지만, 정유사들이 그 동안 인하했던 폭을 단계적으로 계속 올리고 있어서 당분간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도 27일 연속 오르면서 리터 당 1,952원을 넘어섰습니다.
오늘(4일) 장관들이 모여서 물가관련 대책 회의를 하는데, 주요 안건은 농산물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말한 리터당 2천 원 마지노선이라든지 대안주유소를 통한 가격 하락 유도 발언들이 시장에 먹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원유 관세나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 지가 관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