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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산사태 피해, 누구 책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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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비가 쏟아졌습니다. 말로만 듣던 산사태... 영화 같은 재난은 엄청난 인명을 빼앗아 갔습니다. 햇볕이 환하게 비추면서 이제는 복구에 힘쓰는 모습입니다만 그 충격과 공포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춘천 산사태가 발생한 그날, 하루 종일 산사태 속보를 전하고 야근을 위해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밤에 경기 북부지역에 폭우가 내렸습니다. 특히 포천 지역에서 산사태가 났다는 제보가 빗발쳤습니다.

소방서, 경찰에 확인을 해봤지만 그곳에서도 피해 상황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신고 전화가 너무 많이 왔다며 그쪽도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매몰됐다는 현장을 주소만 들고 무작정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도대체 왜 파악조차 안 되는지 이해가 안 됐지만 점점 현장에 다가갈 때마다 그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은 진입조차 힘들었습니다. 도로 곳곳에 산에서 내려온 돌들이 널려 있었고, 국지적으로 내리는 비는 때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중장비들은 흙더미를 퍼내는 것조차 힘겨워보였습니다.

이러다가 우리가 고립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됐지만 조금씩 나아갔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주소지에 2km 근방까지 접근했습니다. 구조 차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니 구조 차량조차 현장에 접근하지 못한 상황. 산사태 때문에 토사가 도로를 덮쳐 완전히 막혀버린 상태였습니다.

칠흙 같이 어두운 길, 손전등에 의지한 채 간단한 구조 장비만을 들고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가는 구조대원들을 따라갔습니다.

도착한 현장, 아수라장 그 자체. 건물 일부가 붕괴됐습니다. 맨발로 현장을 뛰어다니는 한 남자. 눈물인지 빗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얼굴을 타고 흐릅니다. 그는 아내를 잃었습니다.  구조대가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살 수 있었다는 그의 절규,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펑'하고 밀고 나오는데 완전히 흙탕물이 죽이에요, 죽!! 그 속에 전부 파묻혀서 나왔다니까요."

매몰 당시 아내는 살아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었다고 자책합니다. 그저 신고하고 기다릴 뿐, 숨을 못 쉬는 아내를 위해 뭔가를 해보려고 할 때마다 더 고통스러워했다고 합니다. 그는 늦게 온 구조대를 원망했습니다.

"곧 올 거야... 곧 올 거야...말했지만 와야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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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들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밤사이 신고 전화만 1백 건이 넘었다는 구조대원의 말... 그나마 이곳에 가장 많은 대원들이 왔다고 했습니다.

부상자를 손으로 수 킬로미터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부상자 한 사람을 '들것'에 싣고 옮기는데 4명이 필요했습니다. 가는 길도 평탄치 않아 몇 번씩 쉬기를 반복했습니다. 간신히 한 사람을 옮기는 데 상당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신을 수습할 여력조차 없었습니다.

그날 밤에만 6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과연 누구의 책임일까요? 늦게 온 구조대일까요? 비를 많이 오게 한 하늘을 원망해야 할까요?

생사의 기로에 있는 아내를 위로하며 구조대를 애타게 기다리는 남편... 손전등을 들고 힘겹게 부상자를 옮기는 구조대원들... 이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기 북부에는 사흘간 최고 6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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