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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폴트…한국 경제·금융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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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구도를 형성하면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채한도 상향 조정 시한인 내달 2일까지 미국 의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다면 세계 경제는 물론 국제 금융시장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설사 미 의회가 채무 한도 조정에 합의하더라도 장기적 재정건전성 확보 여부로 시장의 초점이 전이되면서 미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미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디폴트 우려를 벗어나더라도 시장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금융 영향은

미 채무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심각할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라는 투자은행 하나가 파산할 때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는데 기축 통화를 가진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하는 상황까지 간다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미국이 채무 불이행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은 없다"며 "미 의회 자도자들이 어리석지 않은 이상 디폴트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 의회는 2조7천억달러의 재정적자를 삭감하고 한꺼번에 2조4천억달러를 확대한다는 방안에 대해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이번 주말을 거치면 절충안이 나와서 8월2일 시한까지는 합의가 이뤄질 것이고, 이 경우 미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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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 디폴트 우려로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미 채무 불이행 우려로 달러가 약세로 가면 원·달러 환율은 떨어지면서 수입물가는 하락하겠지만, 수출단가가 떨어지면서 내수는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되겠지만 실상 소비가 없으니 이를 물가안정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또 미 디폴트 우려로 국제 자본 이동이 위축되면 외국인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국내 증시가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며,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우리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수종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 채무 협상이 타결되든 아니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스러워 보인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적어도 6개월 뒤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보여야 하는데 대외적 불확실성 등으로 경제가 침체되려는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6개월 뒤 누가 소비를 늘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달러화 가치 폭락하면..원·달러 환율은

미 의회가 채무한도 증액에 실패하면 미 달러화 가치의 폭락이 예상된다.

채무한도 증액 실패는 미국의 디폴트를 의미하는 것으로 달러화 가치의 급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상승(환율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 주도의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급격한 환율 하락이 반가울 리 없다.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최근 외환당국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급격한 환율 하락이 실물 경제에 타격 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환율 10%가 절상(하락)되면 경상수지는 연간 70억달러가 줄어들고, 국내 총생산(GDP)은 -0.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나 증시 변동성 확대보다 미 채무한도 조정 실패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다"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국내 경제 지표가 눈에 띄게 빠른 속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미 디폴트 우려는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대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위축을 가져와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양면의 재료를 다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환율 1,050원선 수성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만일 달러 약세가 심화된다면 환율은 단계적으로 1,040원대 진입은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환율이 미 채무 불이행 우려로 단기 급락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 CDS 프리미엄 상승..디폴트 전조인가

미 정부가 발행한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연일 상승세다.

CDS프리미엄이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미 국채에 대한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 CDS 프리미엄은 5월중 0.41%포인트에서 0.46%포인트로 급등한 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다가 지난 18일 0.56%포인트로 17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미 의회의 채무한도 증액 논의가 난항을 거듭하자 미 국채 1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26일(현지시간) 0.90%포인트를 기록,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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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에 대한 CDS프리미엄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고, 미 의회가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내달 2일까지 마무리되지 않더라도 스탠더드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 신용등급을 강등하진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신용등급 하향조정 바로 안 이뤄진다고 해도 내년에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실질적인 감축과 관련된 계획들이 나오기가 힘들 수 있다는 것이 금융시장에는 더욱 불확실성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신용등급이 강등 안 되더라도 CDS 프리미엄이나 미 국채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

금리가 오르면 미국의 부채가 고금리 부담에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이런 상황이 심화되면 다른 금융시장으로까지 여파가 나타날 수 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미 금리 상승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첫 번째로 나타나는 영향은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날 것이고, 금리 측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던 포트폴리오 자금 등이 일시적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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