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50대 여성이 실종된 지 1년이 가깝도록 수사와 관련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미제 사건으로 남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구의 한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던 전휘복(당시 52·여)씨가 사라진 것은 지난해 8월2일 새벽.
당시 전씨는 일을 마치고 동료와 헤어진 뒤 택시를 잡아탔으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같은 날 오후 5시께 전씨의 가족은 경찰에 신고했다.
3시간 40분 뒤 남구 달동의 편의점 2곳에서 전씨의 신용카드가 사용돼 100만원이 인출됐고 경찰은 바로 폐쇄회로(CC)TV를 추적해 현금을 찾아간 술집 호객꾼 박모(17)군을 붙잡았다.
하지만 박군은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술에 취해 돈 3만원을 주며 돈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실종 5일째인 같은 달 7일 경찰은 경력 100여명을 구성된 수사본부를 구성했다. 신고 보상금 500만원을 내걸고 박군이 일러준 인상착의를 토대로 작성한 남성의 몽타주도 뿌렸다.
이와 함께 전씨가 탔을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를 찾고자 울산지역 택시 업체와 택시기사를 모두 조사하고 실종 지점을 중심으로 탐문수사와 CCTV 분석에 들어갔다.
당시 경찰은 전씨의 단순 가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전씨가 실종되기 전 휴대전화 건전지를 스스로 분리한 것이 확인됐고 현금 인출 시점과 실종 시점의 시간상 차이가 커 전형적인 범죄 유형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이유였다.
실종 넉 달째, 경찰은 결국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수사본부를 해체했다. 대신 경찰관 7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렸지만 역시 새로 밝혀낸 사실은 없었다.
수사가 잠깐 활기를 띤 것은 올해 4월 남구 부곡동의 철거지역에서 여성으로 추정되는 백골이 발견 되면서부터다. 경찰은 전담팀을 2개 팀으로 늘려 수사하다 한 달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식 결과 이 백골이 전씨의 것으로 확인되자 전씨가 타살된 것으로 판단하고 전담팀을 5개 팀(49명)으로 보강해 원점에서 재수사에 나섰다.
전담팀은 백골 발견 현장 주변의 주민과 택시기사 등을 조사하고 CCTV를 뒤졌다. 그러나 단서가 나오지 않자 지난달 중순 전담팀은 다시 2개 팀으로 줄었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심증이 가는 용의자가 있기도 했지만 물증을 찾을 수가 없다"며 "이 사건에만 매달릴 수도 없어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가족의 안타까움은 더 하다. 전씨의 딸 김모(33)씨는 "어딘가 범인이 있다고 생각하니 억울하고 비통하다"며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