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았던 얼음가게와 얼음공장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냉장고의 보급이 늘고 대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소규모 얼음업체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구준회 기자입니다.
<기자>
냉장고가 흔치 않았던 60~70년대 얼음은 말 그대로 귀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라면 작은 얼음조각에 즐거웠던 추억 하나쯤 떠올리기 어렵지 않습니다.
[박진규(64)/청주시 복대동 : 얼음을 깨고 남는 거 덩어리 나오잖아요. 그럴 때 주위에 배달 나가고 그러면 그거 주워가지고 서로 뺏으려고 싸우기도 하고.]
공장에서 만드는 얼음 하나의 무게는 140kg.
물에 산소를 주입하고 24시간을 꼬박 얼려야 맑고 투명한 얼음이 만들어집니다.
청원군 오창읍에 있는 이 공장은 성수기인 요즘 하루 30톤의 얼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남은 도내 얼음공장은 이곳을 포함해 단 세 곳.
20년 전만 해도 청주에만 세 곳, 시군별로 한 곳씩 있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빙기의 보급이 늘고 대기업까지 얼음산업에 뛰어들면서 그 수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장상현/얼음공장 대표 : 옛날 같으면요. 새벽 4시부터 출근하는 시간까지 보통 얼음가게 하시는 분들이 차가 아마 10대에서 15대 정도는 줄을 쭉 서서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로 소매를 담당하던 동네 얼음가게도 하나 둘 자취를 감춰가고 있습니다.
얼음정수기가 보급되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는 특별한 행사를 제외하고 식용얼음을 찾는 사람들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있던 재래시장 수요마저 줄자 우성희 사장은 올해를 끝으로 34년간 운영해온 가게를 그만 두기로 결정했습니다.
[우성희/얼음가게 34년 운영 : 대형마트로 손님을 거의 뺏기다시피되다 보니까, 그 생선 하시는 양반들뿐만 아니라 저도 얼음을 갖다 줘도 미안할 정도가 돼버리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얼음을 얻고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해준 동네 얼음가게의 풍경은 수년 뒤 추억 속의 옛 이야기로 남을 것입니다.
(CJB) 구준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