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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겹친 저가항공사 '공든 탑 무너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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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고공비행하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에 최근 조종사의 실수가 잇따르며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도에 흠집이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스타항공의 기장이 전날 마신 술이 덜 깬 상태로 조종간을 잡으려다 적발된 데 이어, 지난 7일에는 제주항공의 여객기 여압장치가 뒤늦게 작동하는 일이 생겼다.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107편 항공기의 기내 압력조절을 조정하는 여압장치가 조종사의 실수로 뒤늦게 작동하는 바람에 일부 승객이 귀에 통증을 호소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비행 경력 20년의 베테랑인 이 항공기의 조종사는 이륙 후 5~6분 가량이 흘러 고도 1만피트 상공에 진입해서야 여압장치 미작동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승객 가운데 건강에 큰 이상을 보인 사람은 없었지만, 조금만 대처가 늦었어도 고막 파열 등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 승객들이 느끼는 불안은 작지 않았다.

최근 김황식 국무총리, 권도엽 국토부장관 등 고위 관료들의 저가항공 이용에 크게 고무됐던 저가항공업계는 이런 실수들이 단기간에 두 건이나 터져나오자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저가항공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국내선 탑승 분담률 40%를 돌파하는 등 빠른 기간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로는 기존 항공사의 70~80%에 불과한 저렴한 항공료와 함께 안정적인 운영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저가항공사가 관련된 사고로는 최초의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 여객기가 지난 2006년 11월 제주공항에 착륙하다 앞바퀴 타이어 2개가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승객 등 6명이 다친 것 정도에 불과했다.

국토해양부 운항안전과 관계자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저가항공은 대형 항공사에 견줘 안전을 더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국내 저가항공들은 비교적 안전한 기종인 보잉 737을 들여다 쓰고, 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래된 여객기를 쓰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존의 대형 항공사에 비해 저가항공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 음주 적발, 여압장치 미작동 같은 일들이 되풀이 된다면 저가항공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신뢰는 한 순간 허물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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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을 이용해 오사카를 다녀온 적이 있는 서울의 직장인 김모(36)씨는 "처음 이용했을 때 의외로 불편한 게 없어 놀랐고, 가격도 저렴해 만족스러웠다"면서 "그런데 최근의 사건들을 보니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다음엔 (이용을)재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압장치 미작동 당사자인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압장치가 고장나 회항하는 사례는 다른 항공사에서 이따금 발생한 걸 본 적은 있어도 이런 실수는 처음이라 답답하다"면서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 조종사를 재교육 시키고, 다른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항공업계는 특히 휴가철에 접어들며 항공기 이용이 연중 가장 많은 시기에 이런 일들이 생기자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 다른 저가항공사들은 이번 일들로 저가항공사의 신뢰성이 동반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 속에 휴가철 예약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토해양부 운항안전과 관계자는 "비행기 조종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사고나 비상상황이 '제로'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번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지난 4월 마련한 저가항공사에 대한 안전운항 향상 대책에 따라 저가항공사에 대한 철저한 관리ㆍ감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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