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인 남녀 사이에서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에 대해 친자관계가 성립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자친구 A씨의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은 B씨가 낸 친자확인 소송에서 B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임신 전 남자에게 양육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 만으로 양육에 관한 사항이 협의됐다고 볼 수 없고, 사실혼 관계였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위해 정자를 정자은행에 기증한 사람과 동일하게 보기 어렵다"며 아이들이 A씨의 친자임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아이들이 성년이 되기 전까지 1인당 매달 50만원의 양육비를 내고, 사실혼 관계의 주된 파탄 책임이 A씨에게 있으므로 위자료 3천5백만원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난 2001년 명문대 대학생이던 A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회사원 B씨를 만나 2년뒤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는데, 2008년 A씨가 다른 여성을 만나면서 사실혼 관계가 깨졌습니다.
아이를 갖길 원했던 B씨는 A씨에게 "정자를 제공하는 대신 임신 양육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써주고 인공수정을 통해 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A씨의 변심이 사실은 다른 여성 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된 B씨는 법원에 친자 소송을 내고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비 배우자 간 인공수정에 따른 출산은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며, B씨가 각서를 쓴 만큼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