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종합대학에 의학, 농학관련 단과대학을 설치하는 등 대학 규모를 눈에 띄게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일성종합대학이 북한의 유일한 종합대학이라는 점 때문에 대학 기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해석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 치적쌓기'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신보 등 북한매체들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은 2010년 4월 부속대(단과대)로 재정대학을 신설한 데 이어 같은 해 5월 평양의학대학 등 3개 외부 대학을 흡수해 부속대를 7개로 늘렸다.
흡수된 대학은 평양의학대학 외에 평양농업대학, 계응상농업대학이며 이들 부속대 학생은 김일성종합대학과 같은 모표, 휘장을 사용한다.
1946년 평양시 대성구역에 설립된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 최고의 간부양성 기관이다. 북한은 "현대과학지식을 습득한 민족간부와 사회과학, 자연과학 부문의 과학핵심 인재를 키우는 것이 기본사명"이라고 설명한다.
설립 당시에는 사회과학부, 자연과학부 두 학부 체제였지만 이후 경제학부, 역사학부, 법학부, 조선어문학부, 수학역학부, 물리학부, 원자역학부 등 15개 학부 체재를 갖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일성종합대학의 외형을 확대하려는 것은 대학 자체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본다.
김일성종합대학은 문ㆍ이과 학부를 갖춘 북한의 유일한 종합대학이지만 의학부가 없었다. 전체 재학생이 1만2천명 정도로 재학생이 2만5천명 수준인 서울대와 비교하면 규모도 그다지 크지 않다.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가 식량문제, 보건ㆍ의료문제라는 점을 고려해도 두 단과대의 추가 설치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26일 "해방 이후 남한은 종합대학 중심의 대학체제를, 북한은 전문직업인을 육성하기 위한 독립된 단과대학을 발전시켜왔다"며 "만약 종합대학을 본격적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라면 교육정책에서의 큰 변화"라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정권의 실세로 급부상하는 김정은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4일 대북소식통을 인용, 김일성종합대의 외형확대가 이 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려는 김정은의 구상에 따른 것이라고 선전했다고 보도했다.
스위스 등 외국에서 오랜 유학생활을 한 김정은이 김일성종합대학을 유럽의 종합대학처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는 "김정은은 김일성종합대학 개편에 관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훗날 개편작업이 성공을 거두면 김정은의 치적으로 포장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김일성종합대학이 단기간에 몸집을 키울 수는 있어도 대학교육의 질까지 단기간에 제고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흡수·통합된 대학들의 교과내용이나 교육일정이 아직까지 통합되기 이전과 별차이가 없고 계응상농업대학처럼 지방에 있는 단과대학은 평양에 있는 본교에 비해 차별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