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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련의 숙청…'심화조사건' 재연하나

김정은 등장이후 고위인사 잇단 숙청·사망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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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권력교체기로 접어든 북한에서 벌어지는 고위인사들에 대한 일련의 숙청은 얼핏 보면 1990년대 후반 '심화조 사건'을 연상시킨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에서 진행된 '심화조 사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 공고화를 위한 대규모 숙청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당시 사회안전성(현 인민보안부)에 조직된 '심화조'가 서관희 당시 농업담당 당비서에게 간첩죄를 덮어씌워 숙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문성술 당 조직지도부 본부당담당 책임비서, 서윤석 평안남도 당 책임비서를 비롯해 수천명에 달하는 당간부가 숙청됐고 그 가족 2만여명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 사건으로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 지위에서 벗어나 북한의 명실상부한 최고지도자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의 북한에서도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 권력승계 과정에서 숙청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당시 사건과 닮아 보인다.

올해 초 류경 국가안전보위부 부부장은 간첩죄로 공개처형됐다.

이에 앞서 작년에는 2009년 단행된 화폐개혁 실패를 이유로 박남기 당 계획재정부장과 문일봉 재정상이, 2004년 용천역 폭발사고의 책임을 이유로 김용삼 전 철도상이 각각 숙청됐다.

또 북한은 지난해 이용철 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제1부부장과 리제강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두 사람의 사인을 각각 심장마비와 교통사고로 발표해 외부세계로부터 '석연치 않다'는 시선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권력교체기에 갑작스레 사망한 데다 특히 차량이 적은 북한에서 리제강 제1부부장이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북한의 발표내용에 의문이 일면서 숙청 개연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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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심화조 사건과 같은 대대적 숙청은 언제든지 빚어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다.

특히 공안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핵심실세였던 류 부부장에게 적용된 죄목이 심화조 사건의 '신호탄'이었던 서관희 당비서의 죄목과 일치하는 간첩죄라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이 당·정·군의 중간 간부층을 30~40대로 대거 교체하고 있는 점은 전문가들의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심화조 사건과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규모 숙청이 단행된다면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김 위원장의 측근이 그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데 김 위원장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박남기·문일봉의 숙청은 화폐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너무 강해 북한 당국으로서는 불가피한 조치였고, 중간 간부층의 대거 교체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맞물린 세대교체 성격이 강하다는 견해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6일 "원로 대부분이 숙청이 아닌 방법으로 작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퇴진했다"며 "현재 중하급 관료층을 중심으로 물갈이 차원의 숙청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이 '심화조 사건'같은 대규모 숙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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