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진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관련, 19일 국무총리실의 중재가 또다시 실패하면서 총리실의 국정 조정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당초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던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찰과 경찰 사이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로 총리실로 공이 넘어갔다.
총리실은 그동안 비공개로 수차례 검·경 수뇌부 및 실무자들을 불러 양측의 합의를 시도했다.
육동한 국무차장 주재로 이뤄지던 회의는 조정 실패를 거듭하며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게 넘어갔고 급기야 지난 17일에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를 끝낸 뒤 이귀남 법무장관과 조현오 경찰청장을 따로 불러 중재안을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인정하면서 경찰에 수사 개시권과 진행권을 주는 중재안에 이 장관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히며 김 총리의 노력도 무위에 그쳤다.
총리실은 '경찰의 수사 개시권을 인정하되 선거와 공안 사건에 대해서는 사건 인지 시점부터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한다'는 조항을 중재안에 담았으나 마감시한인 20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19일 저녁 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7일 장·차관들과의 국정 토론회에서 "검찰, 경찰 싸우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며 '밥그릇 싸움'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점을 감안, 이날 막판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합의는 불발됐다.
총리실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 전에 다시 정부 내에서 논의를 한다고 밝혔지만 여태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극적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정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총리실 중재안에 양측의 입장만 그대로 담은 보고서를 국회 사개특위로 넘기는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 워낙 해묵은 주장인데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해 애초부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정부 부처간 이견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총리실의 입장에서도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이다.
대법관 출신인 김 총리까지 나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했고 총리실이 중재를 시도하는 와중에 논의 내용이 각자에게 유리한대로 흘러나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총리실의 조정이 실패로 돌아가며 이후 열릴 국회 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대립과 갈등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