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올 하한 정국을 달굴 소재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여야 '무상급식 포퓰리즘' 논쟁의 승부처인 동시에 여권 잠룡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향후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치며 대권구도마저 뒤흔들 폭발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초ㆍ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반대하는 주민투표 청구서가 접수, 본격적인 주민투표 절차가 시작되면서 한나라당 서울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민투표 승패를 둘러싼 엇갈린 분석 때문이다.
승리할 경우 야권의 '무상급식' 구호를 무력화하며 순풍을 탈 것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복지 문제가 내년 총선ㆍ대선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1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민투표 자체는 내년 선거를 망칠 수 있다"며 "만약 승리한다 하더라도 야권 결집, 나아가 후보 단일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패배하거나 유권자 3분의 1일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아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될 경우 총선을 목전에 둔 한나라당은 일대 혼란에 빠지고 민주당의 무상복지 주장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서울 지역 의원들 내에서 '주민투표 시행에 대한 당정협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정치권 관계자는 "주민투표에서 패배하더라도 총선까지 8개월의 시간이 있는 만큼 한나라당으로서는 민심의 소재를 파악, 복지정책을 수정ㆍ보완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라는 판단 때문이다.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시장 입장에서는 정치적 명운이 달려있다.
주민투표를 통해 전면 무상급식을 막는데 성공할 경우 오 시장 지지율이 반등하며 '오세훈 대망론'이 확산될 수 있다. 주민투표 승리는 대권가도의 급행 티켓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또 `오세훈 선거법' 등으로 개혁 이미지를 구축해온 오 시장은 '복지 포퓰리즘의 종결자'라는 새로운 트레이드마크를 갖게 된다.
이 경우 여권 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 대세론'에 제동이 걸리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지율을 답보하고 있는 친이(친이명박)계 예비주자들의 치열한 경쟁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오 시장측은 "'성장과 복지가 균형 잡힌 미래'라는 확고한 원칙 아래 정치적 명운을 걸고 주민투표라는 정책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며 주민투표와 차기 대권행보와 연결짓는 시각을 경계했다.
따라서 오 시장은 주민투표를 승리로 이끌더라도 지지규모가 일정 수준 커지고 외부의 출마 압력이 거세지기 전까지는 서울시장직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의원은 "오 시장이 '주민투표에서 승리하더라도 시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선언을 할 경우 주민투표에 힘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