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일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한 남북간 비밀접촉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 '이명박 역도' 등의 거친 표현을 반복적으로 써가며 대남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위원회 대변인 대답이라는 형식을 통해 정상회담 비밀접촉 내용을 비교적 상세히 밝히면서 '이명박 역도' '이명박 역적패당' `불한당' 등의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중앙통신은 "역도가 제아무리 발악해도 집권 3년간 저지른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죄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압박용 언사를 이어갔다.
북한의 이런 거친 표현은 이명박 정부 들어 눈에 띄게 강도가 높아졌다.
북한은 2000년대 초부터 한나라당을 '역적패당'이라고 지칭하며 남한의 대북정책을 북측에 유리하게 끌어가려고 시도하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지원을 줄이고 교류 통로를 좁히는 대북정책이 추진되자 점차 험한 표현을 사용하는 빈도를 높였다.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나온 국방위 대변인 성명에는 "리명박 역적패당과 더 이상 상종하지 않을 것이다" "리명박 역적패당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못된 짓만 골라가며 하고 있다"는 등 공식 입장에서 사용하기 곤란한 표현도 많이 포함됐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발생한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해서는 '특대형 모략극'이라거나 '날조극'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남한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북한의 거친 표현에는 남측을 압박해 대북정책 변화를 유도하고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비난 수위를 높여 대남 압박을 강화함으로써 협상에서 북한의 입지를 강화하고 일부러 '불씨'가 될만한 표현을 사용해 대북정책에 대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 한다는 것이다.
남북이 대화국면에 들어갈 때는 북한이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할 때도 역도 등의 표현 없이 이름만 부르거나 가급적 거친 표현을 자제한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
북한은 먼저 대화 카드를 연속적으로 내밀던 올해 1∼3월께는 남한의 언론보도를 인용하는 간접적 방식으로 대남압박을 하거나 '리명박' '정부' 등으로만 남측을 지칭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