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6일 오후, 인천시 원창동에 위치한 SK 정유공장에서는 폭발음과 함께 시뻘건 불기둥이 치솟아 올랐다.
불이나자 인근 소방서 3곳에서 긴급 출동했고, 이례적으로 비상대응체계인 '광역 2호'가 발령돼 진화작업이 이뤄졌다.
모두가 놀랄 만한 대형 사고였다. 하지만 정유공장 화재에 가장 놀란 이들은 인근 아파트의 주민들이었다.
1980년 지어진 라이프 비취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은, 입주 3년 만인 1983년 SK에너지가 인근에 유류저장 탱크를 지으면서 지금까지 불안감 속에서 시달려 오고 있다.
헬기를 타고 아파트 상공에서 촬영을 하자, 라이프 비취 아파트는 가스 저장소, 석유 저장소 등에 둘러싸였고, 인근에는 컨테이너부두와 석탄 부두, 모래 부두가 나타났다. 마치 '고립된 섬'과 같았다.
주민들은 화재 위험뿐 아니라, 먼지와 소음피해를 호소하며 자신들의 주거지역 인근에 들어선 유해 환경요소를 정리하든지 아니면 인근의 연안, 항운 아파트처럼 이주 대책을 세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예순 넘은 노인과 여성들까지 보기에도 아찔한 망루에서의 고공시위를 펼치고 있다. 그야말로 '살 권리'를 찾기 위한 절규였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사무처장은 "이처럼 물질에 대한 고려에 치중한 나머지 사람들의 삶이 그만큼 나빠진 것은 도시계획의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장 21'에서는 과거 정부와 인천시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2,008세대 10,000여 명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그들의 투쟁을 집중 조명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