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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사진논란 "언론자유 vs 국가안보 훼손"

알권리 존중 주장 속 인간 존엄성 훼손 논리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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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정부가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 사진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언론사들이 미국의 정보공개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을 근거로 사진공개를 청구하면서 논쟁이 일고 있다.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언론의 자유 및 국민의 알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 이후 지난 4일 CBS방송 '60분'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사진 비공개 방침을 천명했다.

로이터통신은 16일 이 같은 논쟁을 전하면서 어느 쪽의 주장이 우세할지는 그 사진의 관리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진들이 정보공개법 예외조항에 해당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빈 라덴의 사진들은 작전 과정에서 국방부 소속 해군 특수전부대(NAVY SEAL.네이비실)가 찍었지만, 현재 미 중앙정보국(CIA)이 보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IA는 최근 그 사진들을 일부 의원들에게 공개했다.

만약 CIA가 이 사진들을 관리하고 있다면 미 행정부는 1984년 통과된 '중앙정보국 정보법'을 앞세워 사진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법은 '작전' 문서는 공개나 폭로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CIA가 빈 라덴의 사진들을 작전의 일부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사진들이 정보자유법 예외조항에 해당하는지도 관건이다.

정부기관이 소유한 어떤 자료도 공개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지만, 예외조항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을 위해 필요한 경우 대통령에 의한 비밀 분류 기준에 따라 적합하게 비밀로 분류된 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진공개 청구에 대해 이러한 예외조항을 들먹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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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4일 "사진의 생생함을 감안한다면 사진 공개는 국가안보에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진공개=국가안보 훼손'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미 과학자연맹(FAS)의 정부기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티븐 애프터굿은 "그 사진들이 섬뜩하겠지만, 국가 안보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정부가 그 사진들을 비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언론자유를 규정한 제1차 수정헌법 전문 변호사인 플로이드 에이브럼스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판단이 분명하게 결함이 있어 이 자료들은 기밀로 분류돼서는 안 되거나 국가 안보 문제와 관계가 없다는 판결이 내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6년 인권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합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포로 학대 사진 공개를 둘러싼 법적 다툼에서 이긴 바 있다.

법원은 "사진 공개가 모든 미군 병사와 동맹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시민을 포함해 불특정 그룹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바마 행정부는 판결에 불복하며 연방대법원에 항고했다.

그러나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의회가 개입해 2001년 9월11일부터 2009년 1월22일까지 미국 밖에서 작전 중에 미군에 의해 구금된 개인들의 처우와 관련한 사진은 정보공개 청구에서 제외되는 국방예산법을 통과시켰다.

당시 이 법안의 주요 지지자였던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에는 빈 라덴 사진 공개를 지지하며 "잠재적인 반발이 있을 수 있겠지만 빈 라덴으로부터 위협받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은 사진 증거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언론사들은 미 행정부가 사진을 공개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태세여서 사진 공개 문제가 법정싸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언론이 참혹한 시진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선정적인 보도 태도로 저널리즘 기본원칙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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