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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론스타의 꽃놀이 패 도와준 하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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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12일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을 사법부의 판단 이후로 유보했습니다. 이 문제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아직까지 금융당국이 판단하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현행 법에 산업자본은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론스타 펀드는 글로벌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보면 돈의 성격이 산업 자본이니까 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해선 금융당국이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당시 금융당국이 예외 규정을 적용했으니 법에 어긋나더라도 그 예외 규정을 인정해 산업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이미 내렸습니다. 과거 한 번 특혜를 줬으니 어쩔 수 없다는 논리인데 논란이 있지만 금융당국의 결정은 이렇게 내려졌습니다.

둘째는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외환카드 인수 당시 감자설을 허위로 퍼트려 주가조작을 한 혐의에 대해 법원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했는데,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론스타 법인도 형사적 책임을 져야하기때문에 금융회사 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금융당국은 '징벌성'으로 지분 10% 초과분에 대해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리게 됩니다. 이번에 내린 것이 바로  이 부분에 대한 결정을 사법부 확정판결 이후로 사실상 미룬 것입니다.

이 문제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인수 계약을 했기때문입니다. 양측은 5월 24일까지 계약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으면 누구든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금융 감독 당국의 인수합병 승인 추진 책임은 하나금융에 있다고 봐야 하는데 대주주 적격성 판단이 미뤄지면서 패키지 형식으로 볼 수 있는 인수합병 승인 안건도 함께 미뤄지게 돼 과거 HSBC나 국민은행처럼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도 파기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고 하나금융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이 '단호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런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은 하나금융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하나금융은 호주 ANZ 은행과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하던 론스타에 더 비싼 인수가격을 제시하면서 전격적으로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외환은행 주식의 시장 가격보다 43.7%나 프리미엄을 붙여서 사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대해 법원의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 론스타가 대주주 자격을 잃게 되는데도 '낙관적' 법률 검토를 한 뒤 계약을 체결한 겁니다. "설사 강제매각이 내려진다고 해도 이미 우리가 지분을 샀으니 문제가 없다" 는 논리를 펴기도 합니다. 징벌성으로 내려진 강제매각 지분 물량을 비싸게 사주기로 해 론스타의 고민을 덜어준 것 치곤 옹색한 논리입니다. 만약 론스타가 하나금융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기로 계약하지 못한 상황에서 법원 판결이 내려진다면 론스타는 강제매각 지분을 비싼 프리미엄까지 붙여서 팔기 현실적으로 어렵고 외환은행 매각 협상의 주체가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협상에서 누가 다급한 쪽이 되느냐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나금융과의 계약 덕에 이제 론스타는 '꽃놀이패' 를 쥐게 됐습니다. 하나금융은 인수자금이 없어서 유상증자나 빚을 진 채 4조 6888억원이나 되는 인수자금을 마련했고 인수에 실패하면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을 위해 협상에서 약자의 입장이 될 것입니다. 론스타는 이런 점을 공략해 뭔가를 더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론스타는 외환은행 배당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하거나 현대건설 매각 차익도 가져가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에 외환은행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하이닉스 매각까지 성공할 경우 여기서도 차익을 얻게 돼 모두 합쳐 4조원 이상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의 계약을 파기 할 수도 있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하나금융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때문에 쉽게 포기하진 않고 배당과 매각차익 몫을 챙기는 협상의 카드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원의 유죄 판결로 론스타가 초과 지분을 강제 매각하더라도 하나금융과의 계약이 유지된 상태라면 론스타는 하나금융에 계약대로 지분을 넘기고 떠나면 됩니다. 징벌성 강제매각이지만 오히려 프리미엄까지 챙기게 되는 겁니다.

결국 론스타는 이번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판단 보류 결정으로 별다른 피해를 볼 이유가 없고 오히려 안절부절 못하게 된 하나금융 덕에 뭘하든 웃으면서 한국을 떠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혼란의 본질은 무리한 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걸 왜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상관하지 않고 금융당국이 결단을 내리지 않았냐고 몰아세우는 것은 앞 뒤가 바뀐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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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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