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의 한 섬마을에서 팔순을 앞둔 노인이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을 찾아온 아들을 육지로 바래다주고 나서 돌아오던 길에 짙은 안갯속에서 4시간 넘게 바다에서 표류하다 무사히 구조됐다.
9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여수시 화정면 조발도에 혼자 사는 김모(79)씨는 육지에서 생활하는 아들(42) 내외가 섬에 찾아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5시께 자신의 1t급 소형 어선에 아들 내외를 태우고 섬에서 출항, 30분 만에 화양면의 한 선착장에 내려다 주고 회항하던 중 바다에서 짙은 안개를 만나게 됐다.
배에 레이더, 위치 발신기가 없어 2시간가량 길을 잃고 헤매다 지친 김씨는 아들에게 휴대전화로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으나, 곧바로 전지가 모두 소모됐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김씨의 아들은 여수해경 상황실에 구조를 요청했고, 해경은 경비정 1척을 급파하는 동시에 어촌계장에게 민간자율구조선 등을 동원해 수색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출동한 해경 경비정은 가시거리가 50~100m에 불과한 안갯속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춰가며 수색에 나섰고 2시간여가 지난 오후 10시께 해상에서 배를 부이(buoy)에 묶어 놓고 구조를 기다리고 있던 김씨를 발견, 무사히 구조했다.
사고 소식에 마음을 졸인 김씨의 아들은 다른 배를 타고 다시 섬에 들어간 뒤 구조된 아버지가 안정을 찾는 것을 보고서야 마음을 놓았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캄캄한 바다에서 큰일이 날 뻔 했는데 침착히 기다린 끝에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며 "어버이날에 부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고 말했다.
(여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