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스트리트 리포트 시간입니다. 뉴욕 특파원 연결해 한 주간의 세계 경제 흐름 알아봅니다.
이현식 특파원! (네, 뉴욕입니다.) 이번 주 국제금융시장 돌아보면 석유와 금, 은 같은 원자재 가격 폭락이 제일 큰 뉴스인 것 같아요?
<기자>
지난 주까지만 해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일 줄을 모르고 자고 나면 금값, 은값이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었는데 이번 주가 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투자계의 현인' 워렌 버핏은 지난 주 이렇게 말했습니다.
"금에 지금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또 "유가는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워서, 나는 석유 투자를 꺼린다."
그제(5일)는 헤지펀드와 외환투자의 제왕 조지 소로스가 금 투자를 청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부자,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은 은광 갑부인데도 은 선물을 팔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세계적인 큰손들이 이번 주에 집중적으로 원자재들을 팔고 있었다는 건데요, 아니나 다를까 이번 주에는 석유와 금, 은값이 연일 폭락했습니다.
뉴욕시장 국제유가는 지난주에 배럴당 114달러 가까웠습니다만 어제는 99.8달러로 100달러벽이 무너졌습니다.
오늘(7일)도 2.6퍼센트 하락해서 97.18달러까지 내려왔습니다.
은은 지난 주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30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원자재 투기의 최전선에 있었는데, 이번주에는 30년만에 최악의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어제까지 지난 4일간 28퍼센트 가량 떨어졌고, 오늘도 2.6퍼센트 추가 하락해서 온스당 35.3달러 가량으로 내려왔습니다.
금 역시 어제 온스당 1,500달러 선이 무너지면서 4일연속 급락세를 이어오다가 오늘은 반등했습니다만, 여전히 1,492.5달러선에 머물렀습니다.
<앵커>
지금 석유, 금, 은 가격이 연일 폭락하고 있다고 전해주셨는데 이렇게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두 가지를 꼽을 수 있겠는데요, 하나는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또 하나는 달러의 힘이 원자재의 값을 밀어 올리던 투자, 또는 투기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번 주 미국에서는 고유가 때문에 휘발유 소비가 줄어서 석유 재고가 늘었습니다.
인도는 금리를 올렸습니다.
독일은 공장 주문이 줄어든 걸로 나타났습니다.
어제는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자 수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투자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전세계가 상당히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본 전망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경기가 식으면 원자재 수요도 줄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그동안 재미를 많이 본 국제 큰손들이 원자재 투자에서 팔자 쪽으로 방향을 바꿔잡은 것 같다는 겁니다.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 연준이 천문학적인 달러를 찍어 풀어왔고 그 돈이 원자재 투기로 흘러들어 가격을 올려놓은 부분이 큰데 그런 흐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월터 짐머만/유나이티드 ICAP 수석분석가 : 이건 상승장중 조정이 아닙니다. 연준이 만들어낸 거품이 우리 눈앞에서 꺼지고 있는 겁니다.]
이런 분석이 있는 반면에 골드만 삭스는 유가가 단기조정 후에 결국 다시 오름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사실 요즘처럼 유가가 떨어진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인데요.
<기자>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죠, 석유는 온갖 물건의 생산과 수송에 쓰이기 때문에 고유가는 고물가를 의미합니다.
문제는 유가가 떨어지면 그것이 빨리 소비자 실생활에 반영돼야 한다는 건데요, 미국 정부의 경우 에릭 홀더 법무장관 주도로 오늘부터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분이 실제 주유소 가격에 즉시 반영되는지 범정부차원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이번주 뉴욕증시는 어떻게 끝났습니까?
<기자>
에너지와 원자재 기업들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주가지수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이런 기업들의 주가가 지수를 많이 내린데다 경기지표도 그다지 좋지 못했기 때문에 뉴욕증시도 별로 힘을 못썼습니다.
이번 주에 다우존스는 1.34%가 하락했고, 나스닥은 1.6 % 하락했습니다.
오늘은 3대지수가 0.4% 좀 넘게 반등했습니다.
어제 유가와 금값이 급락한 충격이 굉장히 컸고, 주가도 많이 내렸는데 이에 대한 반등의 성격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지난달에 24만 4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서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고용증가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지수상승에 도움이 됐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번 주초에는 빈 라덴 사살 뉴스로 전세계가 떠들썩했는데요, 그 영향이 증시에서 오래간 것 같지는 않네요.
<기자>
소식이 전해진 첫날은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요, 그 다음에는 국제 금융시장이 보복 테러위험성을 우려해 불안해 하는 양상을 보이기도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다음날부터는 빈 라덴이 사살됐다고 해서 국제 정세가 기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없기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도 별 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국제 유가 또 금값, 은값의 급락과 또 빈 라덴은 관계가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