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취재파일] 사람찾기의 달인

경기도 남양주경찰서 이건수 경위


구글에서 SBS뉴스 즐겨찾기 추가
대표 이미지 영역 - SBS 뉴스

경찰서를 3년 가까이 출입했지만 종합민원실에는 거의 가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이번 취재 전까지는 이곳에서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말 그대로 운전면허증 발급, 각종 민원을 처리하는 곳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는 역할도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경찰서에 사람을 찾는데 '달인'이라는 경찰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주인공은 '이건수 경위'  남양주경찰서 민원실장입니다.

취재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 경위만의 사람 찾는 비법이었습니다.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의 정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간신히 이름만 기억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 경위는 자신의 노하우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이름을 가지고 동명인들 전국에 있는 수천 명을 뽑아서 그분들을 한분한분 압축해서 가족을 찾는 개인적인 기술이 있습니다. 이것을 통해 그 분의 환경조사와 DNA 검사 등을 통해 확정을 합니다."

잘 들어보니 이름 하나 만으로도 헤어진 가족을 찾는 비밀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가족을 찾아주겠다는 열정,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는 전국에 동명이인을 찾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펼쳤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을 찾으면서 그 시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여전히 귀찮고 힘든 일을 이 경위는 지금까지 묵묵히 해오고 있었습니다.

2천3백여 명이 넘는 사람들을 찾아주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실제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방문할 때는 주로 밤 시간을 이용했습니다. 낮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밤에 누군가 불쑥 찾아와 "헤어진 가족이 있다", "당신을 애타고 찾고 있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도 황당할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수상한 사람으로 몰려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가족이 만나는 곳에 직접 가지  못하면 연락처와 집 주소를 알려주고 만나게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한 가족으로부터 개인 정보를 알려줬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고민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애타게 찾는 사람들이 이 경위만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 정도 일로 가족찾기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고 이 경위는 말했습니다.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모르고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누가 찾아와서 이 사실을 말해준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 경위는 실제로 만나기를 거부한 사람도 있다고 했습니다. 헤어진 가족을 찾는 기쁨을 맛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자신의 과거가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 경위의 생각을 물었습니다. 답은 "그래도 알려줘야 한다"였습니다. 찾았다면 그 사실을 알려줄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만나는 것은 자율 의사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먼 곳이라도 다른 경찰을 보내지 않고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직접 찾아가 조심스럽게 접근을 한다고 했습니다.

광고
광고 영역

제가 취재파일을 쓰는 지금도 이 경위는 헤어진 가족을 찾는데 힘쓰고 있을 것입니다. 하루에도 전국 각지에서 자신을 찾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서마다 사람찾기 센터가 있지만 이 경위의 열정과 실력을 알고는 전국에서 신청이 몰려오기 때문입니다. 이 경위는 자신을 찾는 사람을, 관할 구역을 내세워 거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간절히 가족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경위의 사람찾기는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김수영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광고
광고 영역
광고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광고
광고
광고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