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떻게 번 돈인데! 돈 내놔라!"
노인들은 절규했다. 입는 옷 아끼고, 먹을 것 참아가며 한푼 한푼 힘겹게 모은 돈이 눈 앞에서 사라졌다.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영업정지가 그 비극의 시작이었다.
은행 만큼은 믿었던 이들이다. 하지만 영업정지 직전 VIP고객이나 은행 직원들의 친인척 등이 부당 사전인출을 한 사실이 밝혀지자 이들이 느낀 배신감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지난 1월 14일,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시작으로 한 달 뒤, 부산, 대전 저축은행이 문을 닫았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더 이상의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없을 거라고 발표했지만, 이틀 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인 부산2, 중앙부산, 전주저축은행과 목포의 보해저축은행까지 모두 4곳이 또 다시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의 말만 믿고 안심했던 예금자들은 저축은행이 잇달아 문을 닫자 거세게 반발했고, 지난 2월부터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매일 집회를 열어 시위를 하고 있다.
이번 저축은행 사태로 예금이 묶인 고객은 모두 30만 명. 이 중 예금자보호 한도인 5천만 원을 넘는 예금자는 3만 2천여 명, 피해액만도 2천억 원이 넘는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번 저축은행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은 예금자보호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약 3천명의 후순위 채권자들이다.
82세의 양필환 할아버지와 77세의 이석술 할머니는 수십년 간 고물을 수집하며 모은 전 재산 1억 4천만 원을 저축했다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한 푼도 못 벌때도 있고, 벌 때는 기껏해야 하루 4000원~5000원 번 돈을 모아 놓은 것이다.
이석술 할머니는 "높은 사람들이 알아서 불쌍한 서민들 살려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며 "더도 바라지 않는다. 우리 가진 거나 돌려줬으면 그게 소원"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던졌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