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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미국 '대마불사' 시대는 갔다?

S&P 미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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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증시가 하락했고, 유럽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국가등급 전망을 강등했다. 일단 현재 최고등급(AAA)자체는 낮추지 않았지만, 향후 전망을 낮게 본다는 것이다. S&P가 밝힌 이유는 미국이 같은 AAA 등급을 받고 있는 국가들과 비교할 때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대처해가는 방식은 미흡하기 때문에 장기전망을 낮췄다는 것.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 33%의 확률로 현재 AAA를 받고 있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2년 내에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례적으로 즉각 반박 성명을 내놨다. S&P의 이번 결정은 미 의회의 부채감축능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라면서, 현재 민주-공화 양당이 미국의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합의했는데 등급을 낮춘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S&P의 결정은 다분히 정치적이라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S&P 보고서에 대한 공화당의 반응은 달랐다. 공화당은 "미국 행정부가 수십 년 동안 지출을 줄이는 노력을 제대로 안 해 부채 액수를 계속 늘려왔던 게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보고서가 행정부 관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인데 진지한 적자 감축방안을 고민하지 않고 반박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미국이 과거 '대마불사'만 믿고 재정적자 줄일 노력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한 경고라는 것은 분명하고, 그 경고가 갖는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사실 그동안 미국은 재정 상황이 어려운데도 기축통화 발행지위국이라는 이유로 금융시장에서 건실한 다른 국가들과 동등한 대접을 받아왔다. 위기가 오면 달러를 찍어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른바 '대마불사'의 논리가 적용돼왔던 것.

때문에 미국이 어려워서 문제가 발생해도 오히려 미국 국채와 달러화는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나라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한 미국이었는데 미국은 당시 신용 등급이 떨어지지 않고, 이 여파로 어려움에 직면한 다른 국가들이 구제 금융을 받는 신세에 처하기도 하면서 등급 산정은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지적, 그리고  미국의 덩치를 앞세운 행보가 뻔뻔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일단 이번에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전망 등급이 강등되면서 미국도 'too big to fail' 신화에서 깨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세계 통화 체계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스스로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있어야 할 텐데 향후에 지켜볼 일이다.

글로벌 논의도 '미국-중국 G2 강대국' 위주에서 'G7', 'G20'으로 이해관계자가 확대되고, 서방 중심으로 틀을 짜던 것이 동아시아연대 등 지역별로 또 다시 블럭화 되는 것 등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 우리나라 경제, 정치, 외교, 안보 등 복합적으로 중요한 관계에 있는 국가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겠으나, 다변화 전략도 동시에 꾀해야 할 시점이다. 또 재정 적자라는 것이 강대국을 허무하게 부실에 빠뜨릴 수 있는 극히 위험한 요소임을 반면교사 삼아서 글로벌 위기 극복 과정에서 크게 손상된 재정 건전성도 다시 정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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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선 기자 기자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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