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는 전국의 마른 땅을 촉촉이 적셔주는 봄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봄비를 만끽하기보다는 이 비 속에 들어있다는 방사성 물질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뤘습니다. 국민들의 공포는 가증되었으며, 일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휴교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보도방식들에 대해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의 방사능 유출 문제는 급기야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 많은 피해를 미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웃나라의 불행한 사태가 아니라 나의 일상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불편한 사태가 된 것입니다. 바로 4월 7일의 '방사능 봄비' 사안입니다. 여타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SBS도 이번 '방사능 봄비'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기울였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었습니다. 4월 6일 방사능 비가 예보된 전날 톱뉴스로 3가지 아이템을 다루었으며, 비가 내린 당일인 7일에는 역시 톱뉴스로 5가지 아이템으로 다루었고, 비가 온 이후인 8일에는 4가지 아이템으로 다루었습니다.
SBS의 보도는 재난 관련 보도의 전형으로서 재난의 시간의 흐름에 따른 통합체 방식, 이른바 '재난예보 -> 재난현황 -> 재난이후'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통합체 방식 가운데 '재난 예보'에 집중하면서 '불안과 공포' 담론을 생성하였다는 점입니다. 6일의 예보에서 '방사능 비 우려'라는 표제로 보도하였으며, '요오드 농도가 대폭 증가했다'고 하면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외출삼가라'는 권유와 함께 방사능 비 대처요령들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으로 방사능 피해를 막기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대처들과 관련 제품들의 판매 현황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이는 '인체에는 피해가 없다'고 안심시키면서 동시에 '방사능에 대해서는 대처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보도방식은 실제로 비가 내린 7일에 벌어졌던 다양한 대처방식들에서 그대로 들어나게 됩니다. 우산 및 우비 준비는 물론이고 일부 유치원과 초등학교들에서는 '휴교'조치까지 취했읍니다. 인체에는 무방하다는 각종의 언론보도는 이제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잃고 있습니다. 각종 방사능 물질의 수치와 그것의 영향에 대해서는 신뢰를 잃게 되었으며, 휴교라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이후에는 방사능 관련 보도들은 불안과 공포를 가증시키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은 급기야는 4월 8일 정치권의 색깔논쟁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언론의 '과장된 방사능 공포 담론'이 신중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번 방사능 비 관련 보도를 통해 여타 언론들과 더불어 SBS도 방사능 보도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점들이 많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공포를 조성하고 또 다른 편으로는 안심을 시키는 이중적 보도방식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오히려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언론보도 자체에 대한 불신만 생성하게 되는 방식임을 각성해야 합니다.
우리사회의 지나친'경쟁 풍토'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의 IT 분야를 선도하는 KAIST의 한 휴학생이 자살했습니다. 올 한 해에 이 대학의 학생이 4명이나 자살하여, 이 대학의 정책 및 운영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현황들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언론보도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7일 KAIST의 한 휴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였다는 안타까운 사실에 접하게 됩니다. 이 사실은 올해 초에 로봇학을 전공하던 학생이 학교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살하였기에 안타까움을 배가시키고 있습니다. KAIST는 IT 분야의 선두를 달리는 대학으로 세계 수준의 대학입니다. '성적차등 등록금제'와 '100% 영어수업' 등의 다양한 경쟁제도의 도입들로 인해 학교의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쟁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누어졌습니다. 이번 KAIST 학생의 자살은 이런 찬반양론에 다시 불을 집히게 되었습니다. SBS 8시 뉴스도 이 사안에 주목하여, 7일 2 가지 아이템으로 다루었습니다. 하나는 이 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실과 자살한 이유에 대해 언급하였고, 또 다른 아이템은 KAIST 학생들의 전반적인 고통과 스트레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두번째 아이템에서는 성적이 3.0이 되지 않으면 등록금을 내야되는 '성적차등 등록금제'와 그로 인한 학생들의 고통을 전했으며,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는 대자보의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8일은 이 사안에 대한 후속보도로서 이런 경쟁제도를 도입한 서남표총장의 개혁정책 대한 위기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9일에는 이 사안에 대한 긴급이사회가 열리고 있음을 알리고 있고, 10일에는 이 대학의 한 교수가 자살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SBS보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으로는, 첫째, 이 학생의 자살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살의 원인을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로 단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7일의 뉴스에서 드러난 학생의 자살원인으로는 '우울증'을 알았다는 내용만 적시될 뿐 구체적인 사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둘째, 이 사안을 '한 명의 자살' 사건이 아닌 '네 명의 자살' 사건으로 성격을 전이하고, 이들 자살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적차등 등록금'제와 '영어 100% 학습'과 연계시키고 있는 점입니다. 셋째는 이 사안을 그동안 시도했던 경쟁제도도입 자체에 대한 반대의 논거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리 대학의 경쟁력은 그동안 언론들이 끊임없이제기했던 문제였고, 대학들도 다양한 경쟁제도를 도입하여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안의 경우도 학생들에 대한 제도개선에 주목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이 사건을 빌미로 경쟁제도도입 자체의 부당성의 논거로 해석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대목입니다.
이번 KAIST의 학생자살 사건은 우리 대학의 '경쟁 중심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돌파구를 제시하지 않은 지나친 경쟁 문화가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상황에 주목하여, 경쟁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인간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방안들에 대해 학교는 물론이고 언론도 숙고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