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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서남표 총장 입지 '흔들'…거취 영향받나

사퇴요구 잇따라…서 총장 "그 사람들 주장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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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이 올해들어 4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서남표 총장의 개혁정책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그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10일 KAIST 등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한 포털사이트에서 서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30분 현재까지 8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서명운동 제안자는 "KAIST는 이공계통의 대한민국 영재들을 모아 놓은 대학인데 성적 지상주의로 그들의 인격과 배움의 가치를 순위매겨 낙인찍는 것은 어떤 교육보다 나쁜 교육"이라고 지적하며 "서 총장은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6∼8일에는 조 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학생을 '공부기계'로 만드려고 수업료로 위협하며 비극을 낳게 한 장본인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고 김기석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세계 어느 대학이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붙이며 최고 자리에 갈 수 있나.

어느 선생도 제자를 희생하며 자신의 분별없는 목표에 근접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도 8일 "사람 목숨까지 앗아가는 서 총장의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조치가 필요하다"며 "서 총장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학내 한 교수는 서 총장에게 메일을 보내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 사태의 중앙에는 징벌적 등록금제도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학사과정 전반에 대한 미비점을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학생들마저 대자보 등을 통해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거나 "서 총장의 무한경쟁 강요는 학생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동료를 적으로 만들도록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지난 9일 학생들과의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국 교수 등의 주장은 그 사람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말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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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 총장의 이 같은 의지 앞에는 험한 가시밭 길이 펼쳐져 있다.

KAIST 이사회가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 매리어트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잇단 자살사태에 따른 대책을 학교측으로 보고받을 예정인데 서 총장 거취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진퇴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 총장은 18일에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야 한다.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16개 과학 관련 기관의 업무보고가 있지만 KAIST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이며 서 총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예상되고 있다.

2006년 취임하자마자 '철밥통' 정년을 보장했던 교수들의 테뉴어 제도를 손보고 전액 면제되던 학생들의 학비제도를 뜯어고쳐 '징벌적 수업료' 제도를 마련했으며 모든 과목을 100% 영어로 강의하도록 하는 등 일련의 조치로 KAIST의 위상을 끌어올린 '개혁 전도사' 서 총장의 리더십이 학내외 역풍을 견뎌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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